뇌·행동·AI 분석기술로 ‘정서질환 치료’ 타깃 부위 규명

한국뇌연구원

한국뇌연구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뇌 기능과 행동 패턴, 인공지능(AI) 분석기술을 이용해 정서질환 치료를 위한 뇌 타깃 부위를 발견했다. 한국뇌연구원은 14일 이동하 인지과학 연구그룹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이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영유아들의 감정 인지 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아이들이 상대방의 감정을 인지하고 정서적 공감을 느끼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감정을 인지하고 분류하려면 감정 지식이 필요하다. 뇌는 여러 차원의 감정 지식을 이용해 자신과 상대방의 감정을 인지하고 분류한다. 다양한 감정 차원 중 긍정과 부정을 나타내는 정서가(valence)와 흥분 및 안정을 나타내는 각성가(arousal)로 나뉘는 ‘정서적 차원’이 특히 중요하다. 

정서적 차원에 대한 행동 패턴이 실제 뇌 기능의 활성 패턴과 일치하는 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내용이 거의 없다. 이에 연구팀은 뇌 기능 모델(fMRI), 행동 모델(judgement), 계산 이론 모델(deep learning)을 비교해 행동으로 표현되는 정서적 차원이 뇌에서는 어떻게 지형학적인 연결망으로 표현되는지 연구했다. 

연구팀은 2022년 국내 특허출원한 ‘정서적 얼굴모델’을 이용해 정서가, 각성가, 정서가 및 각성가 등 각 차원에 따라 기하학적 공간을 분류하는 행동 표현 모델을 생성했다. 정서적 얼굴모델을 사람들에게 보여준 뒤 기능적 자기공명영상으로 뇌 기능 영상을 찍어 뇌 기능 모델을 생성하고, 인공지능(심층신경망)으로 얼굴 사진에 대한 시각적 특징을 추출해 계산이론 모델을 만들었다. 

분석 결과, 뇌 기능 모델과 행동 모델에서 정서적 차원이 유사하게 표현된다는 점이 확인됐다. 정서가는 배외측 전전두엽 피질, 전두안구영역, 쐐기전소엽 및 초기시각피질 영역에서 관여하고, 각성가는 대상피질, 중전두회, 안와전두피질, 방추형이랑 및 초기시각피질에서 처리된다는 것도 확인됐다. 

이 박사는 “코로나 이후 감정인지 능력 부족이 사회병리적 문제가 되고 있다”며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뇌 부위와 감정 차원의 원리는 향후 정서질환 치료를 위한 디지털 치료제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국제임상심리저널’ 온라인 최신호에 게재됐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