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20일 뉴욕 유엔총회 연설…북·러 군사교류 관련 메시지 담길 듯

유정인 기자 2023. 9. 1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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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유엔 총회 참석 등 미국 방문 일정에 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78차 유엔총회 참석차 오는 18일(현지시간)부터 4박6일간 뉴욕을 찾는다. 20일 열리는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는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따른 북·러 군사교류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를 발신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참석을 위해 오는 18~22일 뉴욕을 방문한다고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4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밝혔다.

윤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은 방문 셋째날인 20일로 예정됐다. 오전 세션에서 18번째로 연단에 오른다. ‘신뢰 회복과 글로벌 연대 재촉진’이라는 유엔 총회 주제에 맞춰 글로벌 격차 해소를 위한 기여 방안을 밝힐 예정이다.

지난 13일 북·러 정상회담 뒤 일주일 만에 이뤄지는 유엔 총회 연설인 만큼 북·러 정상회담 관련 메시지 수위가 주목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유엔 총회 연설에서 이번 북·러 군사 교류에 대해 적절한 언급과 메시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의 국제사회에서의 언행은 품격 안에서 정확한 메시지의 의도가 담겨야 한다”면서 “한국의 국익, 인도·태평양 지역 우방국 관점과 상식, 도덕과 규범을 공유하는 국제사회의 관점에서 분명히 알아듣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에 대한 직설적인 경고와 비난 메시지보다는 유엔 상임이사국으로서의 책임을 언급하는 방향이 될 가능성이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모든 유엔 회원국은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를 준수해야 하며 그러한 결의안을 채택한 당사자인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책임은 더욱 무겁다”고 하는 등 상임이사국 책임을 들어 러시아를 압박해 왔다.

이와 함께 오는 2024~2025년 임기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서의 활동 계획과 의지도 연설에 담는다. 안토니우 쿠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의 면담(19일)에서도 한국과 유엔 간 협력 방안, 우크라이나 문제를 포함한 글로벌 현안과 함께 북핵 문제 공조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같은 날 저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최 리셉션에 부부 동반으로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미국과 일본을 포함해 각국 정상 간 대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대통령실은 뉴욕 방문의 주요 의미 중 하나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외교 총력전을 꼽고 있다. 이를 위해 4박6일 동안 수십 건의 양자 회담을 개최할 방침이다. 김 차장은 “현재 확정된 양자회담 일정은 30개 정도이며, 다수의 국가와 회담 일정을 조율하고 있어 앞으로 훨씬 더 늘어날 예정”이라며 “과거 해외 순방 시 역대 어느 대통령도 시도해보지 않은 총력외교”라고 말했다.

18일 산마리노, 체코, 투르크메니스탄, 세인트루시아와 양자회담부터 시작해 22일 태평양도서국 정상과의 오찬까지 매일 다수의 양자회담을 소화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유엔총회에 다녀와서 양자회담 숫자가 우리 스스로도 놀라게 되면 나중에 한 달 안에 가장 많은 정상회담을 연 현대 외교사의 대통령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를) 신청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21일에는 뉴욕대에서 개최되는 디지털비전포럼에 참석한다. 김 차장은 “작년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발표한 뉴욕 구상이 1주년을 맞이했다”며 “새로운 디지털 규범 질서의 기본 방향인 디지털 권리장전의 발표 계획을 알리고 디지털 공동번영 사회구현을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와 협력을 강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22일 뉴욕을 출발해 23일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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