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데스크] 메시의 美 이적과 애플 '비전프로'

장용승 기자(sc20max@mk.co.kr) 2023. 9. 14. 17: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애플TV, 美축구 독점중계
'메시 돌풍'에 구독자 급증
헤드셋에 스포츠 접목할듯
'공간 컴퓨팅'에 주목할 때

3499달러(약 465만원).

애플이 지난 6월 5일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야심 차게 공개한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프로' 가격이다.

비전프로는 애플이 2016년 에어팟 이후 7년 만에 새롭게 선보인 하드웨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공개 당일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MR은 증강현실(AR)을 확장한 개념으로, 현실세계에 가상현실(VR)을 결합해 현실과 가상 간에 상호작용을 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비싼 가격 때문에 비전프로 수요층이 개발자, 얼리어답터 등 소수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최근 들어선 분위기가 다소 달라지고 있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몰고 올 파급효과 기대감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애플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애플TV+가 제공하는 미국프로축구(MLS) 2023시즌 미국 구독자가 지난 7월 21일 11만명이나 늘었다. 그날은 MLS로 이적한 메시가 소속팀 인터 마이애미에서 데뷔전을 치른 날이다. 전날 가입자 수가 6143명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애플TV+가 '메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애플은 지난해 25억달러를 들여 MLS 리그 경기를 올해부터 2032년까지 10년간 독점 중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메시 경기는 오직 애플TV+로만 볼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제조업(아이폰), 플랫폼(앱스토어)에서 벗어나 콘텐츠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애플로선 '킬러 콘텐츠'가 필수적이다. 그 해답을 스포츠에서 찾은 셈이다. 바로 이 지점이 비전프로가 '폭발력'을 발휘할 수 있는 포인트다. 비전프로를 쓰면 마치 축구 경기장에 온 듯 현실감 있게 경기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비전프로는 내년부터 미국을 시작으로 본격 판매에 들어간다.

메시는 인스타그램 폴로어가 4억명이 넘는 대표적인 글로벌 인플루언서다. 비싼 가격에도 메시 경기를 몰입감 있게 즐기려는 전 세계 잠재 수요가 탄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메시 실험'이 성공하면 애플은 축구 이외 다른 스포츠는 물론 콘서트, 영화 등으로 비전프로 콘텐츠를 확장할 것이라고 주요 정보기술(IT) 매체들은 예상하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비전프로를 소개하면서 '공간 컴퓨팅'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그는 "맥(Mac)이 개인 컴퓨터를, 아이폰이 모바일 컴퓨팅의 시대를 열었던 것처럼 비전프로는 공간 컴퓨팅을 선보이게 됐다"고 선언했다. 애플은 공간 컴퓨팅을 '디지털 콘텐츠와 물리적인 세계를 매끄럽게 어우러지게 하는 기술'이라고 정의했다.

애플의 공간 컴퓨팅이 내년에 본격 시험대에 오르면서 첨단 헤드셋 시장이 대전환기를 맞이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미 업계 움직임은 빨라지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퀘스트'로 유명한 업계 1위 메타는 LG전자와 비밀유지계약을 맺고, 첨단 헤드셋 개발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도 지난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갤럭시 언팩 2023'에서 구글, 퀄컴과 차세대 확장현실(XR) 헤드셋을 공동 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프레시던스리서치는 AR·VR 헤드셋 시장 규모가 올해 92억달러에서 2032년 1425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게임, 엔터테인먼트뿐만 아니라 건축, 교육, 의료, 여행 분야 등으로 활용도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물론 웬만한 TV보다 비싸기 때문에 '비전프로 대중화'는 먼 얘기일 수 있다. 다만 앞으로 공간 컴퓨팅이 IT 업계 화두가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부상하고 있는 이 시장을 주목할 때다.

[장용승 디지털테크부장]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