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재생에너지 효과 적은 REC 구매가 대부분···애플과 비교”

김상범 기자 2023. 9. 14. 17:0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에 있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전자가 RE100(재생에너지 100%)을 선언한 지 1년만에 글로벌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대폭 끌어올리고 미국에서는 해당 목표를 완료하기도 했으나,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은 방식에 주로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14일 “삼성전자가 지난 1년간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렸지만,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작은 조달 제도를 주로 쓰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는 15일은 삼성전자가 2050년까지 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자는 국제 캠페인 RE100에 가입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미국 환경청(EPA)의 ‘녹색 전력 파트너십’이 제공하는 회원사별 재생에너지 사용량 통계를 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내 전력 수요 14억1665만8264킬로와트시(kWh)의 전체에 해당하는 14억1665만9102kWh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한 것으로 나온다. 미국에서만큼은 RE100을 달성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오스틴에 반도체 공장을 두고 있다.

다만 해당 사용량 가운데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구매에 따른 몫이 13억631만kWh(92.2%)로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한계로 지적됐다. 전력구매계약(PPA)으로 조달한 비중은 6.3%, 자체 설비를 통한 발전은 0.1%에 그쳤다.

RE100 이행 수단은 크게 자가발전, 지분투자, PPA, REC 구매, 녹색요금제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자가발전·지분투자·PPA는 기업이 직접 재생에너지를 생산·사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탄소저감 효과가 높은 제도로 분류된다.

반면 기존 전기요금에 웃돈을 지불해 재생에너지 실적을 인증받는 녹색요금제는 실질적인 감축 효과가 적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REC도 마찬가지다. 기업이 실제로는 화석연료로 생산한 전력을 썼더라도, 그 사용량만큼 REC를 구매하면 RE100을 이행한 것으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재생에너지 사업자에게 간접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라 저감 효과가 비교적 낮다.

반면 미국의 정보기술(IT)기업 애플의 경우, 지난해 기준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뛰어난 자체 설비 발전 비중이 14.6%, PPA 비중이 62.6%로 모두 77.2%에 달한다. 그린피스는 “2022년 미국에서 애플과 삼성전자 모두 RE100을 달성했지만 질적으로는 큰 차이가 있다”고 평했다.

2022년 미국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RE100 달성 방식 비교. 그린피스 제공

삼성전자는 2021년 20% 수준이었던 글로벌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지난해 31%까지 끌어올렸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그린피스가 RE100을 주도하는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에 제출된 삼성전자의 2021년 재생에너지 데이터에 자체 기준에 따라 자가발전·PPA는 1의 가중치를, REC 구매와 녹색요금제는 각각 0.3, 0.1의 가중치를 적용해 계산한 결과, 실질적인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은 6%에 그쳤다. 그린피스는 “2022년의 재생에너지 전력 비중도 (가중치를 둬 계산하면) 31%가 아니라 10% 이하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삼성 등 대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 내역을 확인할 수 없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미국 환경당국이 주요 기업의 재생에너지 조달 규모 및 방식 등을 세부적으로 공개하는데 반해, 국내에서 RE100을 관리하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에너지공단은 관련 통계 등을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다울 그린피스 전문위원은 “한국에서는 삼성전자가 얼만큼의 재생에너지를, 어떤 방식으로 소비하는지 여전히 알 길이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PPA 제도가 구비되고 재생에너지 시장이 활성화된 지역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전환을)확대하고자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