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가까워지니 유럽연합 수장도 기후정책보다 친기업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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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선거에서 연임 기회를 엿보고 있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자신이 속한 중도 우파 정당이 반색할 만한 친기업적 공약을 발표했다.
이날 유럽인민당 만프레트 베버 대표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 연설이 경제에 방점을 찍은 데 대해 "올바른 길"이라며 "우리도 그린 딜의 기본적인 아이디어에 동의하지만 우리는 노동자와 농부, 중소기업, 젊은 세대 등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한다. 경쟁력은 우리에게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라고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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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선거에서 연임 기회를 엿보고 있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자신이 속한 중도 우파 정당이 반색할 만한 친기업적 공약을 발표했다. 기후 목표를 강조하기보다는 “유럽의 경쟁력”을 강조한 연례 연설을 두고 그가 본격적으로 선거 캠페인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할 것입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13일(현지시각) 유럽의회 연례 정책 연설에서 남은 임기 동안 유럽의 경제 상황을 바로 잡는 데에 다시 집중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날 중국산 전기차 보조금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관료주의를 대폭 줄이고, 새 무역 협정을 체결하겠다고 했다.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 총재를 특별 고문으로 임명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고도 했다. “우리는 강력한 경제적 역풍을 맞고 있다”, “유럽에서 기업 활동을 더 용이하게 만들어야 할 때”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그의 연설이 자신이 속한 유럽인민당(EPP) 구성원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함이라고 짚었다. 그동안 이 당의 의원들은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임기 동안 에너지 녹색 전환 문제에만 지나치게 집중한다고 비판해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아직 내년 재선 도전 입장을 공식화하진 않았지만 연임을 하려면 유럽인민당 등의 지지가 필요하다. 이날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구체적으로 유럽연합이 올해 말까지 오스트레일리아, 멕시코를 비롯해 아르헨티나·브라질·파라과이·우루과이가 참여하는 남미 공동 시장 메르코수르와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마치고 그에 더해 인도, 인도네시아와의 협상까지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눈에 띈 점은 그가 드라기 전 총재를 “유럽의 위대한 경제 전문가”로 묘사하면서 그에게 유럽 경쟁력의 미래에 대한 보고서를 준비해달라는 임무를 맡겼다고 한 점이다. 드라기 전 총재는 2011∼2019년 유럽중앙은행을 이끈 인물로 2012년 유럽 재정 위기 당시 과감한 통화 완화 정책으로 부채 위기를 막아낸 바 있다. 유럽 최고 경제통으로 꼽히는 인물을 구원 투수로 등판시키며 자신이 경제 문제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나타낸 것으로 읽힌다.
2019년 임기를 시작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임기 중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유행 및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처하고,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0으로 만들기 위한 포괄적 기후 법안 패키지 ‘그린 딜’ 등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날 그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나 유럽연합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동안 그가 추진한 그린 딜을 두고 재생에너지 업계에서조차 유럽연합의 법안에 산업적 전략이 부족하다고 비판을 해 온 바 있다.
이날 유럽인민당 만프레트 베버 대표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 연설이 경제에 방점을 찍은 데 대해 “올바른 길”이라며 “우리도 그린 딜의 기본적인 아이디어에 동의하지만 우리는 노동자와 농부, 중소기업, 젊은 세대 등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한다. 경쟁력은 우리에게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라고 반응했다. 하지만 유럽의회 녹색당 쪽에서는 위원장의 연설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유럽인민당을 달래려는 것으로 유럽연합의 기후 정책 추진에 해가 된다며 냉랭한 반응을 내놨다. 테리 라인트케 녹색당 공동대표는 결국 “잃어버리는 것은 우리의 기후”라고 비판했다.
이날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회원국을 향해 민간 기술 기업에 투자하기 위한 100억유로 규모 예산안에 동의해달라고 요청했다. 그에 따르면 유럽연합은 내달 중소기업 전망 특사를 임명하고 기업 보고 의무를 25%까지 줄이기 위한 입법 제안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베를린/노지원 특파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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