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안 했다" 女배구 쌍둥이 주장에…피해자들 '정면 반박'

배구선수 이재영(왼쪽)과 이다영 쌍둥이 자매. /사진=뉴스1

학교폭력 가해 의혹으로 국내 배구계에서 퇴출당한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학교폭력을 저지른 적이 없다"고 주장한 가운데 학폭 의혹을 제기한 이들이 입장문을 내고 쌍둥이 자매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재영·이다영의 학폭 의혹을 제기한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법률사무소 온길'은 14일 머니투데이에 공개한 입장문을 통해 "쌍둥이 자매의 학교폭력이 진실이라는 점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온길 측은 "이재영·이다영 선수의 학폭 사실이 세간에 공개된 뒤 피해자들은 (선수 측으로부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다"며 "하지만 피해자들은 (수사 과정에서) 학폭 피해 사실이 진실임을 밝혀 최근 검찰로부터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학폭이 있었다는 게 객관적으로 확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부당한 고소에 맞서 오랜 시간 진실을 밝히느라 심적으로 많이 지친 상황"이라며 "이에 위 사건이 종결된 뒤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지만 최근 이재영·이다영 선수가 언론사와 학폭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며 "이로 인해 피해자들에 대한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모욕 등 2차 가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학교폭력 논란으로 무기한 출장정지를 받아 국내 배구계에서 사실상 퇴출당한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2021년 10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그리스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뉴스1

또 피해자들은 이재영·이다영의 "학폭 피해를 주장한 동창으로부터 합의금 1억원을 요구받았다"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온길 측은 "조사 과정에서 검사로부터 이재영·이다영 선수 측에서 합의를 희망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피해자들과 그 부모님 등은 당초 합의할 의사가 없었지만, 선수 측에서 먼저 합의를 제안한 탓에 진심 어린 사과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합의 절차에 응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때 피해자들은 그동안의 극심한 피해에 대해 적어도 1억원은 보상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선수 측에서 먼저 합의를 제안한 만큼 (상호 간의) 논의를 통해 합의금을 조정해 제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은 5000만원 수준의 합의를 희망한다고 했지만, 이재영·이다영 선수 측은 자신들이 명예훼손을 당한 피해자라며 300만원을 합의금으로 제안했다"며 "또한 역으로 학폭 사실을 폭로한 것에 대해 공식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결국 합의는 결렬됐다"고 부연했다.

법률사무소 온길은 현재도 피해자들이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다며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무분별하게 양산되는 추측성 보도와 (피해자를 향한) 악성 댓글에 대해 강경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재영은 지난달 16일 배구 전문 매체 '더 스파이크'와의 인터뷰에서 "지금도 그 친구(피해자)들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분명하게 말하지만, 난 그들에게 책임질 만한 나쁜 행동을 한 기억이 없다"고 했다.

채태병 기자 ctb@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