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교 선언한 동급생 살해 여고생… "나이 어리니 비공개 재판 해 달라"

"범행은 인정, 범행 경위는 부인"

대전지법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자신에게 절교를 선언한 동급생을 살해한 여고생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다.

대전지법 형사11부(부장 최석진)는 14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18)양 사건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A양 변호인은 “살해한 사실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범행 경위 등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고인과 피해자 모두 나이가 어린 데다, 소년에 대한 보호 가치 등을 고려해 변론 요지를 비공개로 설명하게 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양은 지난 7월 12일 정오쯤 대전 서구 소재 동급생 B양의 집에서 B양을 폭행하고,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수사 결과, A양은 2년 전 같은 고등학교에 입학한 이후 B양에게 폭언과 폭력을 일삼았다. 학교폭력 신고로 반 분리 조치가 이뤄지기도 했다. 이후 올 3월부터 A양이 연락해 둘은 다시 만났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연락이 늦거나 대답하지 않으면 메시지를 보내는 등 A양의 지속적인 집착과 괴롭힘이 이어지자 B양이 절교를 통보했다. 이에 A양은 “죽일 거야”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범행 당일 A양은 B양의 물건을 돌려주려고 집을 찾았다가 말다툼 끝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양은 B양이 현장에서 숨지자 본인도 극단 선택을 시도했다가 실패하자, 경찰에 자수했다. 다음 재판은 11월 6일 열린다.

대전=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