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대집행” vs “일방적 처분”…공주보 담수 놓고 지자체·환경단체 물리적 충돌

강정의 기자 2023. 9. 1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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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 환경단체 관계자 등이 14일 충남 공주보 인근에 설치된 농성 천막을 철거하는 공주시 공무원에 저항을 하고 있다. 강정의 기자
공무원 50여명 동원해 농성 천막 철거
환경단체 “담수없다는 약속 파기했다”

백제문화제 행사를 위한 공주보 담수 여부를 놓고 지자체와 대전·충남 환경단체가 물리적으로 충돌했다. 철거에 나선 지자체는 “행정대집행에 따른 정당한 철거”라고 주장한 반면 환경단체는 “합당한 설명이 없는 일방적인 처분”이라고 반박했다.

14일 충남 공주시 등에 따르면 공주시는 이날 오후 2시 공무원 50여명을 동원해 공주보 인근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는 환경단체의 천막을 철거했다.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는 단체는 대전환경운동연합과 대전충남녹색연합 등의 환경단체로 구성된 ‘보 철거를 위한 금강·영산강 시민행동’이다. 이 단체는 지난 11일부터 공주보 인근에서 축제를 위한 보 담수를 비판하며 천막 농성을 벌여 왔다.

이날 철거 과정에서 천막을 걷어내려는 공무원과 이를 막아서려는 환경단체 관계자 간에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철거 후에도 환경단체 관계자는 현장을 떠나지 않은 채 흙바닥에서 농성을 이어갔다.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경력 25명을 천막 철거 현장 인근에 배치했다. 소방당국 또한 철거에 따른 부상자 발생을 우려해 119구급대 등을 파견하기도 했다.

환경단체는 담수없이 축제를 진행하기로 한 공주시가 약속을 파기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공주시는 담수없이 백제문화제를 개최하기로 공주보 민관협의체에 약속했음에도 올해 담수를 감행했다”라며 “구체적인 공익 침해 내용에 대한 고지나 무시된 협의체 절차에 대한 납득할만한 설명 없이 일방적으로 계고 처분한 행정대집행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공주시는 백제문화제 축제에서 유등과 부교를 띄우기 위해서는 공주보 담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백제문화제는 오는 23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공주와 부여 등에서 열린다.

공주시 관계자는 “행정대집행이 결정됨에 따라 정당한 방식으로 철거에 나선 것”이라며 “민관협의체에 ‘담수를 하지 않는다’고 약속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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