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북중러 군사협력 실패’ 베팅…"북한에 얻을 게 뭐 있겠나"

김윤호 2023. 9. 14.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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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러시아가 4년 만에 정상회담을 열어 군사협력 고도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윤석열 정부는 북러, 나아가 중국까지 북중러 협력은 결국 실패할 것이라 내다봤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러시아가 기술을 준다고 해도 중요한 건 부품과 소재라 북한이 뚝딱 탄도미사일을 만들어내긴 어렵다. 북러 군사협력이 고도화되는 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중국은 자신들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 이용하는 걸 선호해서 북중러 3국 협력은 달리 판단할 것이고, 그만큼 얕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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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북러 군사협력 우려하면서도 미지근한 반응
배경은 '북중러 평가절하'…"북한은 중러에게 부담"
전문가는 갈려…"북중러 협력 얕아" vs "한미일 맞서 뭉쳐"
북한 김정은, 푸틴 대통령과 회담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4일 보도했다. 2023.9.14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끝)

[파이낸셜뉴스] 북한과 러시아가 4년 만에 정상회담을 열어 군사협력 고도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윤석열 정부는 북러, 나아가 중국까지 북중러 협력은 결국 실패할 것이라 내다봤다. 중국과 러시아에게 북한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전문가들의 전망은 갈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을 벌이면서 양국 간에 불법적인 군사협력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북한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데 쓰일 포탄을 제공하고, 러시아는 북한에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14일 우려를 표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미국과 일본 포함 주요 동맹·우방국들과 할 수 있는 조치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고,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군사 분야에서의 협력이 노골화됐다. 불법적 무기거래와 기술이전을 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는 구체적인 대책에 대해선 북러회담 내용 파악 후로 미뤘고, 우크라이나 살상무기 제공 맞불에도 선을 그었다. 북러가 노골적으로 무기거래를 시사했음에도 다소 반응이 미지근한 것인데, 그 배경에는 북중러 협력 평가절하가 있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과연 러시아가 북한에게서 포탄 외에 무얼 더 기대할 수 있겠나. 그런 측면에서 러시아가 북한에 첨단군사기술을 지원하는 건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러시아도 장기적으로 북한보다 대한민국과의 관계가 훨씬 중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도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데, 이런 장기적 관점에서 신중해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러회담이 열린 가운데 중국이 침묵하고 있는 점도 주목했다. 우리나라, 미국과 관계개선을 하고 있는 중국으로선 북러와 가까이 하는 건 부담이라는 것이다. 이 당국자는 “중국이 왜 한 발을 빼고 있겠나. 북중러가 연대하면 중국이 얻는 피해가 엄청나기 때문”이라며 “중러에게 북한은 부담만 되기에 북중러는 협력 강도가 허접하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도 “중국이 말을 아끼는 건 당연하다”며 “한중 간에, 또 한러 간에 의사소통이 이뤄지고 있다. (그래서) 북한이 제공하는 무기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쓰인다는 것도 오래 전부터 확인해온 사항”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 거시적으로 국제 안보에 대한 큰 배반이라 한미일 외에 다른 나라들도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발리=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발리 한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2022.11.14. yes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전문가들은 정부의 전망에 공감하는 의견이 나오는 반면 안일한 판단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러시아가 기술을 준다고 해도 중요한 건 부품과 소재라 북한이 뚝딱 탄도미사일을 만들어내긴 어렵다. 북러 군사협력이 고도화되는 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중국은 자신들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 이용하는 걸 선호해서 북중러 3국 협력은 달리 판단할 것이고, 그만큼 얕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에 반해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통화에서 “러시아가 한미일 안보협력 압박에 대응해 태평양함대를 강화하고 중러 연합훈련도 빈번하게 하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북한 군사력 고도화는 이해관계가 일치한다”며 “단순한 포탄 등가거래가 아니고, 러시아가 북한에 탄도미사일·핵잠수함 기술을 단계적으로 공유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중국은 지금은 갈등 조정 국면이지만, 한미일 협력이 남중국해 문제까지 건드리는 등 더 강해지면 자기방어 차원에서 북러에 기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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