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화가가 그린 100년 전 한국…서울시무용단 '엘리자베스 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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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영국 화가가 그려낸 100년 전 한국이 서울시무용단의 창작무용 '엘리자베스 기덕'으로 재탄생한다.
엘리자베스 키스는 1921년 서울에서 서양인 화가 최초로 전시회를 개최했으며 한국의 크리스마스 씰을 세 차례 디자인했다.
이어 "그녀의 그림에서 묘사된 한국의 정서와 민족의 기품을 서울시무용단의 무대를 통해 관객에게 전달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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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한 영국 화가가 그려낸 100년 전 한국이 서울시무용단의 창작무용 '엘리자베스 기덕'으로 재탄생한다.
세종문화회관은 오는 11월2~5일 M씨어터에서 '엘리자베스 기덕'을 선보인다고 14일 밝혔다. 지난 7월 뉴욕 링컨센터에서 '일무' 공연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화제가 된 서울시무용단의 하반기 신작이다.
이 작품은 1919년부터 한국을 방문하며 80여점의 한국 풍속화를 남긴 영국인 화가 엘리자베스 키스(1887~1956)의 그림과 편지 내용을 모티브로 제작됐다.
엘리자베스 키스는 1921년 서울에서 서양인 화가 최초로 전시회를 개최했으며 한국의 크리스마스 씰을 세 차례 디자인했다. 1934년 첫 번째 씰을 제작했을 때 한국식 이름인 기덕(奇㥁)으로 낙관(落款)을 변경했다. 낙관이 변경되는 과정과 그녀가 언니에게 쓴 편지 내용을 통해 한국에 대한 연민의 감정과 사랑을 엿볼 수 있다. 엘리자베스 키스의 작품들은 국내를 비롯해 세계 여러 미술관에서 소장 중이다.
서울시무용단은 그녀가 남긴 그림 중 '시골 결혼잔치', '신부행차', '원산 학자와 그 제자들'등 24점의 그림을 선정해 1막7장의 공연으로 재구성했다. 100년 전 이방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신비로운 한국 풍경, 나라의 주권을 빼앗긴 삶 속에서도 민족성을 지키며 살아갔던 한국인의 옛 모습을 무대 위에 펼쳐낸다.
서울시무용단 정혜진 단장과 정상급 현대무용가 김성훈이 공동 안무로 참여해 그림에 담긴 정서를 현대적 감각의 한국 춤으로 풀어낸다.
경민선이 극본을 맡아 작품의 초기 개발을 시작했고, 오경택 연출이 1막 7장으로 재구성했다. 무대디자이너 오필영은 두루마리 형상의 무대를 만들고, 영상디자이너 김일현은 이를 캔버스 삼아 키스가 그려낸 아름다운 한국의 풍경을 서정적 영상으로 표현한다. 민천홍은 화려한 색감의 전통 의상을, 신창렬 작곡가는 서울시무용단의 춤에 어우러지는 현대적 음악을 탄생시켰다.
정혜진 단장은 엘리자베스 키스를 작품의 소재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100년 전 흑백사진 속 조선의 모습과 확연히 다른 다채로운 색감으로 그려진 그녀의 그림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그녀의 그림에서 묘사된 한국의 정서와 민족의 기품을 서울시무용단의 무대를 통해 관객에게 전달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림에서 묘사된 아름다움을 스틸(Still) 형식의 정적인 안무로 표현함과 동시에 그림 속 인물들의 내면적인 이야기를 현대적인 무용으로 표현해 이방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우리의 모습을 새롭게 표현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공동 안무로 참여한 김성훈은 "전통을 기반으로 하는 한국 무용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 신비로운 한국을 표현하고자 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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