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정권 시대로 돌아가는 언론자유” 뉴스타파·JTBC 압색에 언론단체 반발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이 14일 뉴스타파와 JTBC를 압수수색하자 언론단체들이 “언론자유 시계가 독재정권 시대로 돌아가고 있다”며 반발했다.
한국기자협회 등 11개 단체는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압수수색은 언론이 스스로 문제를 밝히고 시민과 독자의 비판을 받아야 할 과정을 깡그리 무시한 공권력의 폭력이자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탈”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주 방송통신위원회가 공영방송과 JTBC에 ‘김만배 인터뷰 사태’를 빌미로 검열에 나서는 위법을 자행하더니 오늘은 아예 검찰이 나서 물리적 압박을 강행했다”며 “선거보도 한 건으로 검찰이 언론사들과 기자들의 압수수색을 군사작전하듯 나서는 법치국가·민주주의 국가가 전 세계 어디에 있는가”라고 했다.
이어 “오늘은 뉴스타파와 JTBC, 그리고 두 명의 기자였지만 권력의 충견이 된 검찰이 겨냥하는 것은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 전체”라며 “정권의 앞잡이를 자처한 검찰에 엄중히 경고한다.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아래에서 충견으로 살았다는 역사의 평가를 받고 싶지 않다면 지금 당장 언론 탄압을 중단하라”고 했다.
김동훈 기자협회장은 검찰의 압수수색은 ‘보여주기식 수사’이자 ‘여론재판 선언’이라고 했다. 김 회장은 “녹음 내용이 만천하에 공개된 상황에서 뉴스타파를 압수수색해 가져갈 것이 무엇이 있나. 인용 보도를 한 언론사는 더더욱 무엇을 압수수색 하겠다는 것이냐”며 “윤 정부는 정권에 유리한 뉴스는 상식, 불리한 뉴스는 가짜뉴스로 낙인찍고 있다. 언론 자유의 시계가 40~50년 전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도 이날 성명에서 “언론사와 기자에 대한 압수수색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인 언론자유, 그리고 민감한 취재원과 취재자료를 다루는 언론 활동을 감안해 최소화돼야 한다”며 “지금 자행되는 고강도 압수수색은 언론자유 위협이자 비판적 언론에 대한 겁박”이라고 했다.
참여연대는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의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언급,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여당 추천 위원들의 긴급심의결정, 서울시의 뉴스타파 발행정지 검토 등을 거론하며 “의혹 제기 자체를 형사처벌하고 이를 빌미로 집권 세력이 언론사를 공격하는 사례가 반복된다면 언론의 자유는 물론 고위공직자 비위에 대한 국민의 알권리는 형해화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미디어언론위원회는 “언론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과 법원의 영장발부 남발은 언론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며 “검찰은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중수부가 박영수 변호사의 부탁으로 조우형 사건을 봐주기 수사했는지에 대한 실체를 먼저 규명하라”고 했다.
뉴스타파는 이날 공식입장문을 내고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한 혐의는 ‘피해자 윤석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라며 “윤석열 한 사람의 심기를 보위하려고, 검찰이 일사분란하게 충성 경쟁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검찰이 찾아낼 수 있는 것은 뉴스타파가 지난 10년간 땀흘려 취재하고 보도해온 진실의 흔적들 뿐일 것”이라며 “윤석열 정권이 어떠한 탄압을 가해오더라도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일보·JTBC 노조와 JTBC 기자협회도 이날 성명에서 “검찰은 지난해 JTBC 보도에 정보통신망법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했다”며 “오늘의 압수수색은 언론 자유를 위축시키는 위헌적 행위”라고 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강혜경 “명태균, 허경영 지지율 올려 이재명 공격 계획”
- “아들이 이제 비자 받아 잘 살아보려 했는데 하루아침에 죽었다”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수능문제 속 링크 들어가니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메시지가?
- 윤 대통령 ‘외교용 골프’ 해명에 김병주 “8월 이후 7번 갔다”···경호처 “언론 보고 알아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
- 뉴진스 “민희진 미복귀 시 전속계약 해지”…어도어 “내용증명 수령, 지혜롭게 해결 최선”
- 이재명 “희생제물 된 아내···미안하다, 사랑한다”
- ‘거제 교제폭력 사망’ 가해자 징역 12년…유족 “감옥 갔다 와도 30대, 우리 딸은 세상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