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北제공 무기 러 우크라전서 사용, 오래전부터 확인"(종합)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엔 부정적…"우라늄 연료 재처리 등 美와 긴밀한 협의 필요 있어"
(서울=연합뉴스) 이동환 기자 = 대통령실은 14일 "북한이 제공한 무기의 종류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러시아에 (의해) 쓰였다는 것은 매우 오래전부터 저희가 확인해온 사항"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북한 로켓탄이 러시아에 공급되고 있는가'라는 기자 질문에 "정보 사항이라 말하기엔 좀 그렇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한 데 대해서는 "(러시아 방문이) 현재 진행형으로 중간에 결과를 단정해서 한국 정부가 최종적 평가를 내리기엔 아직 이른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오는 15∼16일 김 위원장이 러시아 내 다른 두 도시를 방문하면서 군사 관련 시설을 둘러볼 것으로 알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현재의 모든 진행 상황, 앞으로 결과에 대해 주도면밀하게 관찰하고 분석 중에 있다"며 이날 개최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에서 정부 차원의 메시지를 낼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과 일본을 포함한 주요 동맹 우방국들과 함께 취할 수 있는 다자간 조치, 우리가 할 수 있는 개별조치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미일 정상이 위기 시 3국이 서로 협의할 것을 약속한 '3자 협의에 대한 공약' 발동 여부에는 "그렇게 해서 (북러 문제를) 논의하고 있지는 않다"며 "이 상황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문제고 좀 더 거시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북러정상회담을 계기로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한국의 기조가 변할 수 있는지 묻는 말에는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인도·재건 지원을 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엇이 적실한 도움이 되고 지원할 수 있는지를 심사숙고해서 나온 1차적 패키지"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주변 세력이 어떤 행동을 한다고 해서 하루 이틀 사이에 한국 입장이 돌변해서 우리 원칙과 접근법이 바뀌는 것도 정상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도 우크라이나 전황을 지켜보고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게 뭔지 관찰하고 협의한 다음에 현재 진행하고 있는 내용에서 무엇을 집중하고 추가할 수 있을지 나중에 이야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북러회담과 관련해 한중 고위급 간 의사소통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한중간 의사소통이 진행되고 있고, 심지어는 한러간 유사한 소통이 이어지고 있다"며 양자 소통에서 제3국의 문제에 판단 근거나 분석을 제시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2015년에 20년 기간으로 다시 한번 개정한 지 8년밖에 지나지 않았다"며 "지금 이 시점에서 한미간 협의해놓은 원자력에 관한 모든 조항을 갑자기 끄집어내서 새로 협의하는 것은 굉장히 무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핵연료 고농축을 전제로 핵무장에 필요한 연료 처리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협의하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경제·평화적으로 원자력을 활용하고 있고 최고 수준의 원자력 발전 설비와 모델, 관리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으로선 사용후 우라늄 연료 재처리라든지 핵폐기물 부피를 줄이는 문제에 관해 미국과 긴밀한 협의를 받아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협정 자체를 건드려서 일을 크게 벌이기보다는 미국과 협의할 수 있는 사안이 뭔지 그때그때 추출해 논의하는 게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12일 '한일중 정상회의'가 아닌 '한중일 정상회의'로 언급한 배경과 관련, 이 관계자는 "저도 궁금해서 여쭤봤다"며 관련 발언을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앞뒤 맥락이 주로 중국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단락이었기 때문에 중국을 강조하느라 (한중일이라고) 그랬는데, 객관적으로 중국과 일본 관계를 이야기할 때는 '한일중'으로 나도 알고 있고 그렇게 정리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dh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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