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주택가격 여전히 고평가, 통화정책·건전성규제 '공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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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우리나라 주택가격에 대해 "여전히 고평가돼 있다"며 부동산 금융으로의 쏠림 현상에 우려를 나타냈다.
국내총생산(GDP)의 126.5%에 달하는 부동산금융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금융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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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부동산으로의 자원 쏠림.. 취약성 증대"
정부의 과도한 부동산 경기 부양책에 경고
통화정책·거시건전성 규제 간 '공조' 강조
[파이낸셜뉴스]한국은행이 우리나라 주택가격에 대해 "여전히 고평가돼 있다"며 부동산 금융으로의 쏠림 현상에 우려를 나타냈다. 국내총생산(GDP)의 126.5%에 달하는 부동산금융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금융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과도한' 부동산 경기 부양책이 GDP를 웃도는 가계부채와 맞물릴 때의 리스크를 경고하고 나선 셈이다. 한국은행은 통화정책과 정부 거시건전성 규제 간 공조를 통한 부채축소(디레버리징)를 재차 강조했다.
한국은행은 14일 발표한 2023년 9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기초 경제여건 등과 비교해 볼 때 주택가격은 여전히 고평가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주요국에 비해서도 소득 대비 주택가격배율이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우리나라 소득대비집값비율(PIR)은 26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게 한국은행 평가다. 홍경식 통화정책국장은 "평균 26년간 가계소득을 모아야 주택 가격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이라며 "영끌을 하거나, 부모님 도움 없이는 (주택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주택가격은 2020년 3월 빠르게 상승하다 2022년 8월 이후 하락세로 전환했다. 지난 7월 주택가격 거래량은 4만8000호로 장기평균(2011년1월~2023년 7월 평균)인 7만7000호보다 작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아파트 가격이 '강남 3구→서울→수도권 순으로 상승세가 확대되고 있다'고 봤다. 비수도권 주택 가격 하락세도 더뎌지는 걸 볼 때 주택가격 조정기간이 예상보다 짧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부동산 부문에 대출이 쏠려 있다. 올해 기준 우리나라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가계(1300조), 부동산 관련 기업(1100조), 금융투자상품(300조) 등 2700조원에 달한다. GDP의 126.5% 규모다.
한국은행은 "부동산 관련 대출이 기업부채 증가를 주도하는 모습"이라며 "이번 금리인상기 중 부동산업 등 생산성과 수익성이 낮은 부문으로 대출 집중도가 심화됐다"고 봤다. 부동산업의 한계기업 비중은 2019년 22.8%에서 2021년 28.0%, 지난해 30.2%까지 치솟았다. 부동산 기업의 한계기업 비중이 점점 높아지는데 익스포저가 많아 대출 부실화 위험이 커진 것이다.
이런 상황에 한국은행은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규제 공조를 통한 부채 축소를 강조했다. 이미 주택가격이 '고평가 돼 있다'는 만큼 과도한 주택 경기 부양책은 부동산금융으로의 쏠림을 더 부추길 수 있어서다. 부동산 부문으로의 쏠림이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저하하고, 부동산 경기에 대한 경제 취약성을 높이는 등 부작용이 크다는 게 한은 판단이다.
이미 가계부채비율도 높다. 1·4분기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1.5%로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을 제약하는 수준이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8월 24일 "위기는 부채를 축소할 좋은 기간"이라며 "경제 불황이 올 때 부동산 시장을 띄우고 대출을 늘리는 유혹을 견딜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경기 부양을 위해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는 과정에서 '우리경제 체질 개선'이 늦어져서는 안 된다는 경고다.
#기준금리 #한국은행 #통화신용정책보고서 #거시건전성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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