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취소 날벼락…"파업 몰랐어요" 노인·외국인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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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가려고 미국에서 왔어요. 그런데 예매해 놓은 KTX(고속철도)가 취소됐다네요. 더 오래 걸리겠지만 무궁화호 타고 가려고 합니다. 어쩔 수 없죠."
14일 오전 10시40분쯤 서울역 대합실에서 만난 김모씨(88)는 한손에 KTX 반환영수증을, 다른 한손에는 새로 발권한 무궁화호 열차승차권을 들고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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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가려고 미국에서 왔어요. 그런데 예매해 놓은 KTX(고속철도)가 취소됐다네요. 더 오래 걸리겠지만 무궁화호 타고 가려고 합니다. 어쩔 수 없죠."
14일 오전 10시40분쯤 서울역 대합실에서 만난 김모씨(88)는 한손에 KTX 반환영수증을, 다른 한손에는 새로 발권한 무궁화호 열차승차권을 들고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오늘 오후 12시4분에 출발하는 여수엑스포역행 KTX가 취소돼 다른 기차를 예매하려고 하니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기차는 다 매진이더라"며 "택시로 용산역까지 가서 무궁화호를 타기로 했다. KTX보다 2시간쯤 더 걸려 도착하면 저녁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이날 오전 9시부터 오는 18일 오전 9시까지 나흘간 총파업에 돌입했다. 2019년 11월 이후 약 4년 만의 파업이다. 철도노조는 공공철도 확대와 4조 2교대 전면 시행, KTX 수서역 운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파업 첫날 아침 서울역 종합안내소 앞은 색색의 여행용 가방을 든 이용객들로 붐볐다. 파업으로 기존 열차 일정에 변동이 생기면서 예매해 둔 열차의 운행 여부를 확인하거나 운행 중지된 열차 승차권을 환불하려는 이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코레일 홈페이지나 휴대폰 앱 등으로 운행 정보를 미리 확인하지 못한 외국인과 고령 이용객들은 안내 전광판에 뜬 '운행 중지' 표시를 보고 당황한 기색을 내비쳤다.
여행으로 한국을 찾았다는 대만인 피치씨(29)는 "오전 10시47분에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부산에 가려고 했는데 기차가 취소됐다고 해서 어떻게 해야 할 지 알아보는 중"이라며 "오후 3시30분쯤 부산에 도착해 광안리에 가려고 했는데 계획대로 하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오는 17일까지 운행 중지되는 열차는 총 1170대다. 파업 종료 시점이 오는 18일 오전 9시로 예정돼 있어 운행 중지 열차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파업 기간 중 대체 인력을 투입해 광역전철 운행률은 평시 대비 75%, KTX 운행률은 평시 대비 68% 수준(SRT 포함시 76% 수준)으로 운행하기로 했다. 혼잡 우려가 큰 출퇴근 시간대에는 대체 인력이 더 동원된다.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평시 대비 90%, 퇴근 시간대인 오후 6시부터 8시까지는 80%로 운행률을 끌어올리는 식이다. 서울교통공사와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공동 운행하는 서울지하철 1·3·4호선의 운행 횟수는 오히려 평소보다 18회 증회했다.
경기 의정부에서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서울 노원구로 출근한 신모씨(27)는 "오늘 4분 정도 지연됐는데 지하철 1호선은 평소에도 연착이 많아 오늘 파업하는 줄 몰랐다"며 "퇴근길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지하철 3호선을 이용해 출근한 김모씨(32)는 "원래 타던 시간에 탔는데 지하철이 천천히 움직여 5분 정도 늦게 도착했다"며 "내일은 좀 일찍 나와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김지성 기자 so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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