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477억원 파이어볼러가 힘이 빠졌다…131km 커브도 안 먹혔다 ‘아홉수, 6전7기도 실패’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지독한 아홉수다.
기쿠치 유세이(32,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6전7기에 나섰으나 또 승수를 따내지 못했다. 기쿠치는 14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홈 경기서 5이닝 5피안타(2피홈런) 3탈삼진 2볼넷 6실점으로 시즌 6패(9승)를 떠안았다.
기쿠치는 3년 3600만달러(약 477억원) 계약의 두번째 시즌을 보낸다. 2019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데뷔했으나 10승이나 3점대 평균자책점을 한 번도 찍지 못했다. 작년에도 32경기서 6승7패 평균자책점 5.19에 그쳤고 시즌 도중 선발진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올 시즌에도 큰 기대가 되지 않았다. 시즌 중반 류현진이 복귀하면 또 한번 선발진에서 탈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알렉 마노아가 최악의 부진에 시달리면서 기쿠치의 중요성이 점점 커졌다. 무엇보다 예년에 비해 확 달라진 모습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하이패스트볼과 커브를 적극적으로 섞기 시작했다.
8월3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서 6이닝 6피안타 3탈삼진 1볼넷 1실점으로 시즌 9승을 따냈다. 그러나 이후 무려 7경기 연속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14일 텍사스전까지 7경기서 38.1이닝 18자책, 평균자책점 4.23으로 부진했다. 특히 9월 들어 3경기서 2패 평균자책점 5.52로 부진했다.
기쿠치도 95마일 안팎의 빠른 공을 보유했다. 그러나 올 시즌 투구밸런스도 조정했고, 오프스피드 투구가 통하면서 빠른 공 비중이 줄었다. 5회 선두타자 이반 카터에겐 81.2마일(131km) 커브까지 구사했다. 류현진처럼 60마일대 후반까진 아니었지만, 간간이 80마일대 커브는 분명 위력적이었다.
그러나 텍사스 타자들이 이날 기쿠치의 느린 공에 그렇게 쉽게 속지 않았다. 그러자 슬라이더로 의표를 찔렀는데, 4회 나다니엘 로우에게 몸쪽 낮게 잘 떨어뜨렸으나 중월 스리런포를 맞았다. 5회에는 로비 그로스만에게 구사한 84마일 커브가 가운데로 몰리면서 좌월 투런포를 허용했다. 올 시즌 피홈런이 무려 26개다. 작년 23개를 넘어섰다.
결국 토론토는 텍사스와의 홈 4연전 첫 3경기를 잇따라 내주며 루징시리즈를 확정했다. 이제 텍사스 레인저스, 시애틀 매리너스에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레이스 2~3위를 내주고 4위로 내려갔다. 텍사스에 2경기, 시애틀에 1경기 뒤졌다. 여전히 역전의 기회는 있지만, 기쿠치에게도 토론토에도 치명적인 패배였다
이제 기쿠치에겐 2~3차례 정도 등판 기회가 주어질 전망이다. 산술적으로 충분히 10승이 가능하지만, 혹시 이렇게 9승에서 머무른 채 시즌을 마치면 본인도 무척 아쉬움이 클 듯하다. 아울러 이 경기 패전은 매우 뼈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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