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북러회담에 "면밀 분석"…우크라에 무기? "나중에야"

박종진 기자, 안채원 기자 2023. 9. 14.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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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최종 평가 이른 시점…중국, 심지어 러시아와도 의사소통"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13일 러시아 아무르주에 있는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4일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푸틴 대통령의 안내를 받아 우주기지를 둘러보고, 회담을 한 뒤 연회에 참석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통령실이 북러 정상회담에 "주도 면밀하게 관찰·분석중"이라며 미국, 일본 등 동맹·우방국은 물론 중국, 심지어 러시아와도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무기가 이미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오래 전부터 사용돼왔다는 점도 확인했다.

다만 북러 회담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하거나 자체 핵무장을 검토하는 등의 논의에는 명확히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14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 북한(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과 러시아(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회담이 있었고 내일과 모레 이틀에 걸쳐서 러시아 내 다른 두 도시를 방문하면서 군사와 관련된 시설을 둘러볼 것으로 보고 있다"며 "따라서 (두 정상의 회동이) 현재 진행형으로 중간에 결과를 단정해서 한국 정부가 최종적 평가를 내리기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尹, 유엔총회 연설서 '북러 군사교류'에 메시지 있을 것"
이 관계자는 "하지만 모든 준비과정 그리고 현재 진행상황 그리고 앞으로 결과에 대해서 주도 면밀하게 관찰하고 분석 중"이라며 "(이날 오후) 매주 개최되는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에서 안보실장, 그리고 참석 장관들과 함께 현재의 시점에서 우리나라 정부가, 또 안보라인에서 표시할 메시지가 있는지 검토해보고 있다면 늦은 오후라도 서면으로 발표해드리겠다"고 했다.

우리 정부의 분석 결과가 나오면 이는 다음주 21일(한국시간) 진행되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뉴욕 유엔총회 연설에 담길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번 북러 군사교류에 대해서 윤 대통령의 적절한 분석과 메시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과 일본을 포함한 주요 동맹 우방국들과 우리가 할 수 있는 개별조치 그리고 우리가 함께 취할 수 있는 다자간 조치, 그런 것들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사진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 모습. 2023.5.1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서 회담이 성사된 중국과도 소통하느냐는 질문에는 "한중 간 의사소통이 이뤄지고 있고 심지어는 러시아와 우리나라 간에도 현재 의사소통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북한이 제공한 무기를 벌써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에는 "북한이 제공한 무기 종류가 러시아에 사용돼서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쓰여졌다라는 것은 매우 오래 전부터 저희가 확인해온 사항"이라고 했다.

우크라에 무기 지원? 자체 핵무장? "나중에야 얘기할 수…불가능"
여권 일각에서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 가능성까지 열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대통령실은 신중한 태도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주변의 어떤 세력들이 어떤 행동을 한다고 해서 하루이틀 사이에 한국의 입장이 돌변해서 원칙과 우리의 접근법이 바뀌는 것도 정상은 아닐 것"이라며 "앞으로 우크라이나 전황을 지켜보고 필요한 게 무엇인지 관찰하고 협의한 다음에, 현재 진행하고 있는 내용 중에서 무엇을 집중하고 또 무엇을 추가할 수 있을 것인지 나중에야 얘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나 자체 핵무장 필요성 등도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30년 만료가 도래해서 어렵사리 몇년 간의 협상을 거쳐 2015년에 20년 기간으로 다시 한 번 한미 원자력협정이 개정된 지 8년밖에 지나지 않았다"며 "따라서 지금 이 시점에서 갑자기 한미간 협의해 놓은 원자력에 관한 모든 조항들을 끄집어 내서 새로 협의하는 건 대단히 무리"라고 했다.

이어 "핵연료 고농축을 전제로 한, 핵무장에 필요한 핵연료 처리문제에 관해서 미국과 협의하는건 더더욱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평화적으로 원자력을 활용하는) 한국으로서는 사용후 우라늄 연료 재처리라든지 핵폐기물의 부피를 줄이는 문제에 관해서 미국과 긴밀히 협력을 받아낼 필요가 있다"며 "기존의 커다란 한미 원자력협정 자체를 건드려서 일을 크게 벌이기보다는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하고 그때그때 미국과 협의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를 추출해가면서 논의해가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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