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압박 받는 '바이낸스'…아시아로 고개 돌리나
WSJ "아시아 의존도 높이고 있어"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글로벌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를 향한 미국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 표적이 된 바이낸스 미국 법인 최고경영자(CEO)는 사임했으며 추가 감원도 이어졌다. 이에 바이낸스가 쪼그라든 미국 현지 영향력을 일본 등 아시아 국가로 집중시킬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미국 규제 앞에 '작아진' 바이낸스
슈로더 CEO가 사임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최근 미국 법무부가 조사에 착수한 '러시아 고객 거래 지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바이낸스가 러시아 고객이 루블화를 가상자산으로, 그 가상자산을 또다시 달러로 환전하는 거래를 돕고 수수료를 챙긴 과정을 문제 삼은 것이다.
바이낸스는 수사 대상이 된 후 러시아 고객의 가상자산-달러 환전을 금지하는 등 제한 조치를 뒤늦게 발표했다. 하지만 이미 앞서 돈세탁 등 증권법 위반 혐의 등으로 미국 정부의 표적이 된 상황이라 규제 강도는 풀어지지 않았다.
여전히 완강한 미국에 따라 추가 감원도 진행될 예정이다. 바이낸스는 슈로더 CEO의 사임과 함께 미국 법인 직원의 3분의 1에 달하는 100여 명을 정리해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감원은 지난 6월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바이낸스US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소된 지 한 주 만에 50여명을 감원한 바 있다.
바이낸스는 이같은 변화를 유도한 미국 당국에 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바이낸스US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 (가상자산) 산업을 무력화하려는 SEC의 공격적인 시도와 그에 따른 사업 운영 차질은 미국의 일자리와 혁신에 실질적 영향을 준다"며 "이는 불행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규제 강도가 높아짐에 따라 점유율 등 사업 규모는 위축된 상태다. 특히 이같은 양상은 지난 6월 SEC 기소 이후 본격적으로 심화했다. 앞서 SEC는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바이낸스 CEO 등을 증권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고, 법원에 바이낸스 US에 대한 자산동결을 요청한 바 있다.
기소 이후 미국 내 점유율은 급격히 줄었다. 지난 4월 미국 내 점유율 27%를 기록했던 바이낸스US는 두 달이 지난 6월 점유율 1%까지 폭락했다.
세계 시장 점유율도 위태로운 수준이다. 시장조사업체 CC데이터에 따르면 바이낸스US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지난 4월 2.39%에서 9월 0.6%로 급감했다. 월간 거래량 역시 지난 2020년 초 수준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아시아로 방향 틀까
우선 미국에서는 사업 운영이 점차 어려워질 것이란 진단이다. 가상자산 분석가 월 클레멘테는 X(구 트위터)를 통해 "(슈로더 CEO의 사임은) 바이낸스 US가 최근 몇 달 동안 사업을 축소하고 있는 사실을 드러낸 것"라며 "슈로더가 회사와 자오 CEO를 위해 리스크를 감당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바이낸스가 아시아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것이란 시나리오가 힘을 얻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지난 7월 "바이낸스가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시장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직전 행보 역시 이와 맞닿아있다. 바이낸스가 지난달 일본 법인(바이낸스 재팬)을 출범하며 일본 시장에 공식 진출한 것이다. 이는 최근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가상자산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일본의 환경적 이점을 노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바이낸스 재팬은 엔화 거래를 통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에이다 등 가상자산 34종을 거래 지원 중이다. 이는 일본 주요 거래소인 비트뱅크(30개), GMO코인(26개), 코인체크(22개) 중에서도 가장 많은 수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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