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 옹호하던 신원식, 청문회 앞두고 “쿠데타 절대 안돼”

2023. 9. 1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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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발언, 정치적 중립 준수 가능할지 논란 예상
12‧12 “나라 구하겠다고 나왔다”, “5‧16은 혁명”
“이승만, 박정희 ‘모세’, 노무현, 문재인 ‘악마’”
“2016년 태극기는 ‘반역’ 2019년 태극기는 ‘정의’”
홍범도 흉상 논란 발단, 채 상병 사건 관련 논란
“해군 극소수 과대망상증 환자들 경항모 추진 중”
‘12·12 옹호’, ‘5·16 혁명’ 등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과거 발언을 두고 논란이 일자 “쿠데타는 절대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고 대한민국 현실에서 불가능하다고 본다”며 자세를 낮췄다. 사진은 신 후보자가 14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출근하던 중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14일 “저는 쿠데타는 절대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고 대한민국 현실에서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신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이 2019년 유튜브 방송에서 12·12 쿠데타를 ‘나라 구하려고 나온 것’이라고 한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그는 “그때 (방송에서) 쿠데타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앞뒤 맥락을 좀 자르고 이야기한 것 같다”며 “저는 그(12·12)에 관한 대법원 확정판결과 정부 공식 입장을 100% 지지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부당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것도 법적 판단이 나오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공인 신분이 되기 전에는 여러 정치적 견해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겠지만 국회의원이 되고 더구나 앞으로 국무위원이 된다면 개인적 사견이 아닌 정부의 공식적 견해, 우리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는 행동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후 급격하게 몸을 낮춘 모습이다.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국방 정책과 전략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국방정책 기획·전략통으로 평가된다.

경남 통영 출신으로 육군사관학교 37기로 임관했고 합동참모본부 합동작전과장과 육사 생도대장, 육군 3사단장을 거쳐 이명박 정부 국방부 정책기획관을 지냈다.

이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과 합참 작전본부장, 합참 차장을 거쳐 중장으로 퇴역했다.

하지만 이같은 군의 전문성을 갖춘 이력과 다르게 퇴역 이후에는 거침없는 발언으로 끊임없이 구설수에 올랐다.

▶ “12‧12는 나라 구하는 일, 5‧16은 혁명”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2019년 9월 4일 ‘신인균의 국방TV’에 출연해 국민의식이 성장한 지금은 쿠데타 성공이 어렵다면서도 전두환 신군부의 12‧12 쿠데타에 대해서는 나라를 구하려던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신 후보자는 당시 ‘한국군 쿠데타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인터뷰를 하던 중 “사람들은 권력욕, 독재자 이러는데 박정희 대통령 돌아가시는 그 공백기에 서울의 봄 일어나고 그래서 당시에 (전두환씨는) 나라 구해야 되겠다고 나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5‧16에 대해서는 경제적으로 ‘혁명’이라고 평가했다.

신 후보자는 “나중에는 한국에 도움이 되는, 그러니까 5‧16같은 게 정치법적으로는 쿠데타인데 우리가 농업화 사회에서 산업화 사회로 바뀌었기 때문에 사회 경제 철학적으로는 혁명이다”라고 한 것이다.

▶ “이승만, 박정희는 ‘모세’, 노무현, 문재인은 ‘악마’, ‘간첩’”

이승만과 박정희 전 대통령은 기적을 이뤄낸 모세에 비유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당시 대통령은 ‘악마’, ‘간첩’ 등으로 표현했다.

신 후보자는 2019년 10월 5일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청와대 인근에서 밤샘 농성을 하던 자리에서 연단에 올라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해 “홍해를 가른 기적을 모세는 이뤘다. 이에 못지않은 게 이승만 박정희로 이어지는 한강의 기적”이라고 발언했다.

반면 이 자리에서 당시 체결된 9‧19남북군사합의에 대해 “김정은한테 항복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자기의 생명줄을 파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것은 (문 전 대통령이) 간첩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2019년 7월 전광훈 목사가 운영했던 ‘너만몰라TV’에서 “오늘날 문재인이라는 악마를 탄생시킨 초대 악마인 노무현이라는 자가 대통령이 된 것”이라고 발언했다.

같은 해 8월 ‘문재인 정권 규탄 집회’에서는 “한줌도 안 되는 좌파 쓰레기 문재인”이라고 했다.

▶ “2016년 태극기는 ‘반역’, 2019년 태극기는 ‘정의’”

그는 2016년 촛불 집회를 두고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대한민국의 계속성을 파괴한 반역”이라는 과격한 평가를 내놨다.

2019년 9월 21일 부산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에서 신 후보자는 “2016년 촛불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대한민국의 계속성을 파괴한 반역이고, 2019년 태극기는 대한민국을 복원시키는 정의요, 헌법의 명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거짓선동에 속아서 대한민국을 파괴하는 촛불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복원시키고 그러기 위해서 문재인 정권의 반역 행위에 정당한 헌법에 기초한 국민의 저항권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유엔군의 인천상륙작전 기념일(9월15일)을 언급하면서 “6일 전에 유엔군이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했기 때문에 문재인 모가지를 따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도 했다.

▶ 홍범도 장군 흉상 논란의 발단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의 발언도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2022년 정기국회 국정감사 중 홍범도 장군을 ‘자유시 참변의 주역’, ‘소련군’으로 비난하고 이후 육사가 국회지적사항으로 철거를 추진하면서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가 본격화됐다.

이후로도 지난 8월 27일에는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흉상 철거이전을 비판한 이종찬 광복회장에게 대한민국 정체성을 저버렸다며 사퇴를 요구했고 29일에는 국회 소통관에서 90여개 군 장성 단체와 함께 ‘대한민국 정통성 부정 육사 공산주의자 흉상 존치 규탄대회’ 등을 열었다.

지난 8월 11일, 해병대 제1사단 일병 사망 사고의 수사 외압 논란에 대하여 페이스북을 통해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국방부 검찰단의) 조사에 응해서 무혐의를 입증할 것을 촉구하며 “정치적 쇼. 군복을 벗고 정치나 하라”는 말로 비난했고 8월 25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 회의에서는 채수근 상병이 순직한 상황을 두고 “안타깝지만 손 잡고 가다가 웅덩이에 푹 빠져서 죽음을 당했다. 이게 8명의 징계자를 낼 만큼 어마어마한 군의 과오냐?”라고 발언했다.

▶ “해군 극소수 과대망상증 환자들 경항모 추진 중”

신 후보자는 2021년 10월 12일 방위사업청 국정감사에서 “해군 극소수의 과대망상증 환자들이 경항모를 추진 중”이라고 주장했다.

또 업체의 로비, 해군과 조선업계 불법 네트워킹과 같은 단어를 쓰면서 “경항모를 건조할 경우 군이 비리집단이 될 것”, “감사원 감사나 특검 한 번 받아보겠냐”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북한의 무인기 영공 침범 당시에도 부적절한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올해 1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군 전문가들이 다수의 첨단레이더와 감시장비를 종합해 알아낸 항적을 김(병주) 의원이 간단한 분석으로 알아냈다는 주장은 국민을 우롱하는 황당한 궤변”이라며 “국민이 납득할 설명을 내놓지 않으면서 부채도사 흉내로 일관한다면, 김 의원이 북한과 내통하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적었다.

이어 “그 정도의 정보를 사건 발생 직후 알 수 있는 길은 우리 내부에서 나온 정보로는 절대 알 수 없다”며 “유일한 길은 복구한 무인기를 뜯어서 내장된 촬영자료를 확인한 북한 당국으로부터 정보를 전달받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을 준수해야한다. 특히 군인은 더욱 그렇다. 그러나 신원식 후보자의 이같은 발언이 과연 국방부장관이 될 사람으로 적절했는지를 두고 인사청문회 등에서 본격적으로 논란이 일 것으로 관측된다.

legend199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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