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박탈→4순위 CB 전락...잔류 결정한 매과이어, "이제 경기도 많으니 기회 충분히 얻을 것"
[포포투=오종헌]
해리 매과이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자신의 자리를 위해 싸우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영국 '토크 스포츠'는 14일(이하 한국시간) "매과이어는 자신에게 주어지는 압박감에 대해 잘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올여름 이적이 가까운 것처럼 보였지만 결국 잔류했고, 맨유에서 자신의 자리를 얻기 위해 싸울 준비가 됐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1993년생 잉글랜드 출신의 센터백 매과이어는 셰필드 유나이티드, 레스터 시티를 거쳐 맨유에 입단했다. 지난 2019년 여름 맨유에 합류하면서 수비수 역대 최고 이적료를 기록해 화제를 모았다. 금액은 무려 8,000만 파운드(약 1,368억 원). 올레 군나르 솔샤르 당시 감독은 매과이어를 중심으로 수비진을 재편하기 시작했다.
솔샤르 감독은 매과이어가 합류한 지 6개월 만에 주장 완장을 맡기며 신뢰을 보냈다. 이적 초기에는 경기력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매과이어는 시간이 흐를수록 몇 차례 치명적인 실책을 범하면서 거센 비판을 받았다. 2021-22시즌에는 부진한 모습으로 인해 살해 협박에 시달리기도 했다.
지난 시즌에도 상황은 좋지 않았다. 새로 부임한 에릭 텐 하흐 감독은 프리미어리그(PL) 첫 2경기에서 매과이어를 선발로 기용했다. 그러나 맨유는 해당 2라운드 모두 패했다. 이에 텐 하흐 감독은 선수단에 변화를 줬다. 카세미루, 안토니를 영입해 전력을 강화했다.
그리고 센터백 조합을 바꿨다. 매과이어를 대신해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와 라파엘 바란이 주전으로 나섰다. 공교롭게도 이후 맨유의 상승세가 시작됐다. 매과이어는 후보 센터백으로 종종 기회를 받았다. 그렇다고 확실한 3순위 카드도 아니었다. 매과이어 대신 빅터 린델로프가 출전했고, 가끔 왼쪽 수비수인 루크 쇼가 센터백 자리에서 뛰기도 했다.
이 때문에 올여름 이적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매과이어는 잔류 의사를 드러냈다. 그는 6월 말 맨유의 2023-24시즌 새로운 홈 유니폼이 공개되자 SNS에 "새로운 시즌=새로운 유니폼"이라는 문구와 함께 자신의 사진을 게시했다. 새 시즌에도 맨유에 남아 뛰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어필한 셈이었다.
하지만 입지는 여전히 위태롭다. 주장직도 박탈당했다. 맨유는 시즌 개막에 앞서 "우리 모두는 매과이어가 3년 반 동안 주장으로서 기여한 것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한다. 텐 하흐 감독은 적절한 시기에 새로운 주장을 발표할 것이다"고 전했다. 매과이어에 이어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새 주장이 됐다.
매과이어는 당시 "오늘 텐 하흐 감독과 얘기를 나눴다. 그는 나에게 주장을 교체할 것이라고 말했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실망했지만 맨유 유니폼을 입고 뛸 때는 늘 최선을 다할 것이다. 주장 완장을 차고 뛰는 동안 팬들이 보내준 지지에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가 행선지 후보로 떠올랐다. 웨스트햄은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컨퍼런스리그(UECL) 우승을 차지하면서 UEFA 유로파리그 출전권을 획득했다. 이에 전력 강화를 위해 매과이어 영입에 나섰다.
웨스트햄은 커트 주마, 나예프 아게르드, 틸로 케러, 앙헬로 오그본나 등 센터백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UEL 참가를 앞두고 풍부한 경험을 갖춘 매과이어를 데려와 후방을 보강할 계획을 세웠다.
실제로 맨유에 공식 제안을 건넸다. 이적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는 지난달 초 "웨스트햄은 이제 매과이어와 개인 조건을 논의하기 위한 공식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맨유는 3,000만 파운드(약 503억 원)의 이적료를 수락한 뒤 지불 조건 등 세부 사향을 명확하게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매과이어가 이적을 원치 않았다. 이와 관련해 영국 '텔레그래프'의 제이튼 버트 기자는 "웨스트햄은 매과이어 영입 가능성에 대한 의심이 커지면서 대안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향후 24시간 내로 대체자를 물색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적시장 문은 닫혔고, 매과이어는 잔류했다. 다만 매과이어는 PL 4경기에서 단 한 경기만 교체로 뛰는 데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과이어는 "웨스트햄과는 최종적으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맨유 구단은 내가 잔류해서 기뻐했고, 나 역시 내 자리를 위해 싸울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출전 시간을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내가 훈련을 하거나 경기를 할 때마다 팀에 모든 것을 줄 것이다. 계속해서 경기를 뛰고 싶다. 개막 후 첫 한 달 동안은 일주일에 한 경기만 치렀다. 경기 자체가 많지 않은 가운데 텐 하흐 감독이 날 출전시키지 않아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 많은 경기가 있다. 나 역시 충분한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오종헌 기자 ojong12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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