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분쟁 곤욕 치른 롯데…"연말 공정위 판단 나와, 정당함 입증할 것"

박미리 기자 2023. 9. 14.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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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부터 알고케어와 갈등, 해당 사업 접기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로 헬스케어 도전장
"재밌게 헬스케어 풀어 네이버·카카오와 경쟁"

롯데헬스케어가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CAZZLE)'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삶을 재밌게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다각도로 제시해 격화한 디지털 헬스케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단 포부다. 이와 함께 올해 곤욕을 치른 기술분쟁과 관련해서도 진행 중인 조사에 성실히 임해 헬스케어 스타트업 기술을 도용하지 않았음을 입증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훈기 롯데헬스케어 대표 /사진=박미리 기자

이훈기 롯데헬스케어 대표는 14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알고케어'와 겪은 기술 분쟁과 관련 "현재 기술분쟁 부분은 공정거래위원회, 특허청에서 조사를 하고 있다"며 "공정위나 특허청로부터 롯데헬스케어가 스타트업 기술을 탈취했는지, 아이디어를 도용했는지 끝까지 판단을 받아서 저희가 정정당당하게 이 사업(헬스케어)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겠다"고 강조했다. 공정위, 특허청의 조사 결과는 올해 내 나올 것이란 설명이다.

롯데헬스케어는 지난해 4월 롯데지주로부터 700억원을 출자받아 설립됐다. 하지만 출범한지 1년도 안돼 기술도용 의혹으로 곤욕을 치렀다. 롯데헬스케어가 CES 2023에서 개인맞춤형 헬스케어 플랫폼 '캐즐'과 전용 디스펜서 '필키'를 선보였는데, 알고케어가 이 필키를 두고 "1년 전 투자 및 사업 협력을 제안했던 롯데헬스케어가 사업 아이디어를 베껴 제품을 개발했다"고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알고케어는 모바일 앱과 디스펜서를 결합해 개인맞춤형 영양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다.

롯데헬스케어는 "알고케어와 투자 논의가 종료된 이후 사업방향에 맞는 자체 디스펜서를 제작하기로 했고, 시중 약국에서 사용하는 기계를 참고해 제작했다"며 맞섰다. 하지만 정치권이 관심을 두고 여론도 악화하면서 결국 지난 6월 디스펜서를 출시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롯데헬스케어는 "최근 확산된 불필요한 논란을 종식하고 업계에 동반성장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기술 도용'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해왔다.

이날도 이 대표는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 구축을 위해 분쟁이 있는 디바이스를 출시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18일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 론칭
롯데헬스케어는 '캐즐'만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오는 18일 정식 서비스 되는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이다. 이 대표는 "롯데그룹의 B2C(기업과 사용자 간 거래) 성공 노하우와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국내에 없는 '헬스케어 플레이그라운드(Healthcare Playground)'를 만드는데 집중했다"며 "사용자가 매일 접속할 수 있는 요소를 캐즐 곳곳에 접목하는 등 생활밀착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보다 재밌게 제공하는 것을 목표한다"고 강조했다.

캐즐은 고객이 제공 동의한 건강검진 데이터, 건강 설문정보, 유전자 검사 결과와 실시간으로 직접 기록할 수 있는 운동, 식단, 섭취 영양제 등 정보를 인공지능(AI) 알고리즘으로 통합 분석해 고객에 맞춤형 건강 정보를 제공하고, 건강기능식품이나 운동용품 등 쇼핑 편의까지 제공하는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이다. 크게 '홈(Home)'과 '건강 탭', '쇼핑 탭' 세 가지 메뉴로 구성됐다. 이중 홈에는 걷기, 운동 기록하기, 복약관리 등 매일 체크하는 건강지표가 띄워져있다.

내년 말까지 가입자 100만명을 유치, '전국민의 데일리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이날 롯데헬스케어에서 거듭 강조한게 '재미'다. 우웅조 롯데헬스케어 사업본부장은 "가입자 유입을 위해 '재미'를 강조할 것"이라며 "예컨대 석촌호수를 두 바퀴, 세 바퀴 돌았을 때 보상을 주거나 이런 행사를 우리가 직접 모집할 수도 있고, 과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국가대표들을 초대해 탁구나 축구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식으로 건강관리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이 부분이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 강자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요소라는 설명이다. 우 본부장은 "하나의 질병을 해결하겠다는 것보단 해결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냐에 집중하려고 한다"며 "우리는 일반적으로 삶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네이버, 카카오는 의료 중심으로 보이는데, 캐즐은 의료보단 삶을 재밌게 개선할 수 있는, 재밌게 운동하고, 내 기질에 맞게 체중관리도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식으로 헬스케어를 재밌게 풀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미리 기자 mil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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