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에 진심인 교촌치킨…“외국계 회사에 주는 수십억, 국내로 돌리고 싶었다” [이 기자의 술래잡기]
“전국 1370개 매장에서 소비되는 콜라 판매액만 수십억원이 됩니다. 그걸 바꾸고 싶었습니다. 국내에서 생산된 음료로 대체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교촌이 청귤 드링크도 만들고 맥주도, 막걸리도 하는 겁니다. 외국계 회사에 수십억원을 주는 게 안타까웠어요.”
최근 경기 오산에 위치한 정구관에서 만난 교촌치킨 관계자는 “경북 영양에 위치한 영양양조장은 1926년에 설립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양조장으로 한국 양조의 뿌리”라며 “‘살아있는 막걸리 박물관’이지만 역사로만 위치하기에는 안타까운 마음에 ‘발효공방 1991’이란 이름으로 지난해 9월 새 단장해 문을 열었다”고 밝혔다.
발효공방 1991은 100여년 영양양조장의 명맥을 이어 지역 특산물을 이용한 프리미엄 전통주를 생산하고 있다. ‘감향주(甘香酒)’와 ‘은하수 막걸리’다.
달고 향기로운 술이란 뜻의 감향주는 1670년 경 집필된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에 소개된 술이다. 찹쌀과 누룩을 아낌없이 사용하고 물을 거의 넣지 않아 수저로 떠먹는 되직한 막걸리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영양의 밤하늘에 떠오른 은하수를 보고 영감을 받아 탄생한 막걸리”라며 “국내산 쌀과 누룩, 물만으로 만들었다. 은하수 막걸리는 영양의 깨끗한 자연을 담고자 감미료나 방부제와 같은 인공적인 재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설명에도 막걸리가 치킨에 잘 어울릴까라는 의문은 계속됐다. 치킨의 기름진 맛과 맥주의 청량감이 만들어내는 조화를 이길 수 있을까. 이에 대해 교촌치킨 관계자는 “‘치맥’이라는 용어까지 생겨날 정도로 치킨과 맥주의 조합이 뛰어나기는 하지만, 의외로 막걸리와 치킨의 조합도 괜찮다”며 “은하수 6도가 가진 탄산감, 8도가 가진 은은한 꽃향기와 과일향이 치킨과 어울려 또 다른 맛의 조화를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치막’과 ‘치면’이라는 도전을 진행 중인 것처럼 교촌키친은 업계 1위라는 위치에 안주하지 않고 꾸준히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교촌치킨이 제작비 100%를 지원한 JTBC ‘닭싸움’도 이런 시도 중 하나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닭이 단순히 닭, 치킨에서만 머물지 않기를 바란다”며 “지역을 살리고 전통을 이어가길 바라는 교촌 창립자인 권원강 회장의 기업 이념과도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했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1370개 매장에 전부 공급하기보다는 수제 맥주를 취급하길 희망하는 가맹점에 공급하고 있다”며 “막걸리는 경북 영양을 기반으로 지역 특산주로 자리매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 이태원 필방에서는 교촌치킨의 다양한 매뉴를 접할 수 있는 곳으로, 문베어 맥주는 물론이고 은하수 막걸리도 맛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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