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석 이사장 “내년 건보료율 1% 인상은 돼야···사무장 병원 잡는 ‘특사경’ 도입할 것”

민서영 기자 2023. 9. 1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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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듬해 건보료율, 통상 8월에 결정
올해는 견해 차 커 9월 이후로 연기
“동결되면 5년 후 적립금 거의 소진”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내년 건강보험료율이 “1% 인상은 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재정 절감 방안으로 과잉 진료 등을 줄이고, 불법 병원의 부당 이익을 환수할 수 있도록 공단에 ‘특별사법경찰’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정 이사장은 14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여러 가지 지표를 봤을 때 (내년 건보료율이) 한 1% 인상은 돼야 하지 않겠냐”며 “보험료가 동결되면 적자는 불가피하고 그전에도 동결이 됐을 때 (그다음 해 보험료율이) 당장 2% 넘게 올라버렸다. ‘무엇을 위해 동결을 해야 하냐’는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는 통상 8월에 다음 해 건보료율을 정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아직 이를 결정하지 못했다. 위원 간 견해차가 커 11년 만에 9월 이후로 미뤄졌다.

건보료율은 최근 10년간 2017년(동결)을 제외하고 매년 증가했다. 최근 5년간 평균 인상률은 2.7%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에는 올해 건보료율을 1.49% 인상하기로 했다. 정 이사장이 제시한 ‘1% 인상안’도 이에 준하는 수준이다.

정 이사장은 “적자 규모는 예상하기 쉽지 않지만 (보험료율이) 동결될 경우 5년 후 적립금이 거의 없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보험료율이 1% 인상될 경우 (그해 수익금으로) 7377억원 정도가 (더) 들어올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재정안정을 위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겠다고 했다. 정 이사장은 “물가상승이나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어쩔 수 없이 올라가는 건보료는 감당해야 하고, 지출을 엄격하게 줄이겠다”며 “고가의 적정 진료가 아닌 부분부터 먼저 살피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보건복지부·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협력해 ‘표준 진료지침’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또 다른 건보재정의 누수 방지를 위해 공단에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 제도를 도입하겠다고도 했다. 특사경은 형사소송법에 따라 전문적 지식이 정통한 일반 공무원 등이 검사 지휘를 받고 특정 직무 범위 내에서 수사를 계획·실행할 수 있는 조직을 가리킨다. 건보공단 임직원에게 특사경 권한을 부여해 사무장 병원 등 불법 병원이 취한 부당이득 환수를 신속하게 하자는 취지다. 현재 수사기관이 사무장 병원을 수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11.8개월인데 특사경이 도입될 경우 이를 약 3개월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내용을 담은 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정 이사장은 “(특사경이) 왜 준정부 기관에 필요하냐고 할 수 있지만 (불법 병원들로 인한) 연간 2000억 정도 손실을 막을 방법이 특사경밖에 없다”며 “(부당이득을 취하는 병원들에 대한) 예방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반대하는 의료계의 우려를 낮추기 위해 제도를 설명하고 국민에게 기회가 될 때마다 자세히 설명하겠다”고 했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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