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 존재감 커지는 박근혜…여권 '득실 계산' 분주

박기범 기자 2023. 9. 14.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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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8월 공개행보 이어 김기현 대표 예방 받아…'보수통합' 기대감
김행 이어 친박 추가 등용 관심…친박계 총선 출마엔 당내 부정여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박근혜 전 대통령이 13일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 전 대통령 사저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2023.9.1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총선을 앞두고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여권에서는 친박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엇갈린다. '보수통합'을 기대하면서도 '계파갈등'과 '외연확장 제한'이란 우려의 시선이 동시에 존재한다.

특히 친박계 인사 일부가 여권의 텃밭인 TK(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출마설이 제기되면서 이에 대한 견제 목소리도 들린다.

14일 여권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최근 공개행보에 나서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3월 사저에 입주한 이후 1년 이상 두문불출해 온 박 전 대통령은 지난 4월 대구 동화사 방문, 8월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

전날(13일)에는 대구 사저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예방을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이 사면 이후 당 지도부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총선을 7개월여 앞둔 시점에 이루어진 만남은 다양한 정치적 해석을 낳고 있다.

여권에서는 우선 박 전 대통령의 최근 행보가 보수통합에 힘을 보탤 것이란 기대가 감지된다. 과거 박 전 대통령 탄핵과정에서 보수진영이 분열양상을 보였는데, 공개활동과 함께 당 지도부를 만나며 보수결집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박 전 대통령 예방 후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이 가진 경험이나 영향력 등과 함께 대동단결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통합을 강조했다.

이번 예방을 통해 총선 전 윤석열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의 회동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통합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김 대표는 윤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과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박 전 대통령이 이에 긍정적으로 응답했다고 전했다.

최근 윤 대통령의 개각은 박 전 대통령 행보와 맞물려 관심을 낳고 있다.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MB(이명박)계 인사들이 대거 중용된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에서 대변인을 지낸 김행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이 전날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과 함께한 인사들의 추가 등용에 관심이 쏠린다. 만약 추가 등용이 이루어질 경우 친박계와 MB(이명박)계를 아우르는 보수통합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15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시민들과 인사나누고 있다. 2023.8.15/뉴스1 ⓒ News1 정우용 기자

최대 관심사는 친박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의 총선 등판 여부다. 정치권에서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우병우 전 민정수석, 안종범 전 경제수석 등의 총선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 전 부총리의 경우 지난 6월말 이준석 전 대표를 비롯한 당내 청년인사들과 오찬 회동을 하며 '보수통합'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을 통한 보수통합 기대와 함께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총선을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위해 박 전 대통령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에는 여권 내 공감대가 형성된 모습이다. 한 의원은 "보수통합을 위해 박 전 대통령이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김 대표의 예방은 통합 행보"라고 설명했다.

다만, 총선과 관련해서는 친박계를 향한 부정적 목소리가 큰 분위기다. 자칫 친박계가 부각될 경우 중도층으로 외연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친박계 인사들이 TK지역에 집중된 점도 이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로 꼽힌다. 최 전 부총리는 경북 경산, 우 전 수석은 경북 영주 출마설이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의원은 "이들이 TK에 나설 경우 외연확장은 물론 쇄신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친박은 없다'는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8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방문 현장에서 친박계 전직 의원들의 TK지역 총선 출마설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최근 인터뷰가 있었다. 그때 나온 내용이 전부"라고 했다.

TK지역 한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친박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 끝난 것 아니냐"고 말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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