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실험 3R원칙 아시나요? 실험동물자원은행이 앞장섭니다"

'동물실험 대체·감소·개선' 원칙, 아시아실험동물학회서 논의

14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9회 아시아실험동물학회(AFLAS)의 '동물실험 대안' 세션에서 서울대 전누리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나확진 촬영]

(서귀포=연합뉴스) 나확진 기자 = "동물을 실험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생물학과 바이오메디컬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의 특권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 따른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합니다."

동물실험 컨설팅 기업인 프랑스 DCL 설루션스의 티에리 데셀 창립자는 14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9회 아시아실험동물학회(AFLAS)의 '동물실험 대안' 세션에서 이같이 말했다.

데셀 창립자는 이날 '사회적책임 - 돌봄 문화와 동물 사용의 전반적 감소'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인도적 동물실험의 기본 원칙으로 불리는 3R 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3R 원칙은 '동물실험은 다른 모델로 해결할 수 없는 경우에 해야 한다'는 대체(Replacement) 원칙, '유효한 결과를 얻기 위해 사용되는 개체수를 줄여야 한다'는 감소(Reduce) 원칙, 실험동물을 최대한 배려해야 한다는 개선(Refine) 원칙을 말한다.

데셀 창립자는 "사회는 연구를 목적으로 한 동물 사용을 줄이고, 더 나은 동물 복지를 제공할 것을 요구한다"며 "동물실험의 대안적 접근이 더 많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동물(쥐) 실험 [연합뉴스 자료사진]

수의학 박사인 이종권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실험동물자원과장은 이어진 발표에서 한국에서 3R을 실천하는 공적 기관으로 '실험동물자원은행'을 소개했다.

평가원이 대구 첨단복합단지 내 설치해 2018년 운영을 시작한 실험동물자원은행은 생쥐, 토끼 등 한 실험에 사용된 동물로부터 얻어진 장기, 조직, 혈청, 세포 등을 보관해 다른 연구에 새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과장은 "새로운 산 동물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실험에 사용된 동물로부터 얻어진 자원을 활용하는 것이기에 동물실험을 대체하는 효과가 있고, 실험동물 개체수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기준 은행이 수집한 실험동물자원 수는 9만6천655점.

그동안 이 자원을 분양받아 활용한 연구로 국제학술지에 4편의 논문이 게재됐고, 국내·국제 특허 8건과 기술이전 1건의 성과가 있었다.

이 과장은 "현재 분양받은 자원 출처를 밝히기만 하면 은행이 보관하고 있는 자원을 연구자들에게 무상으로 분양하고 있고, 이 경우 연구자가 동물실을 따로 운영할 필요도 없기에 연구 비용면에서도 많은 이점이 있을 것"이라며 "동물실험의 대안을 찾는 연구자들이 실험동물자원은행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세션에서는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김 선 교수의 컴퓨터를 활용한 약물 독성 실험 방안 발표와 서울대 기계공학부 전누리 교수의 혈관 오가노이드(장기 유사체) 관련 발표도 진행됐다.

실험동물자원은행 건축 조감도 [연합뉴스 자료사진]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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