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가 살린 심정지 환자들, 심폐소생술 홍보한다
2022년 9월 정모씨(53)는 운동 중 갑자기 쓰러졌다. 119구급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미 정씨의 심장은 멈춘 상태였다. 구급대원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가슴압박과 심폐소생술을 반복적으로 실시했다. 정씨는 기적적으로 의식을 되찾았다.
2021년 12월 한 구급대원은 ‘아버지가 쓰러졌다’는 신고를 받았다.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소파에 누워있던 50대 남모씨도 심정지 상태였다. 구급대원들은 즉시 제세동을 실시했고 심폐소생술을 이어갔다. 다행히 남씨의 맥박과 호흡이 돌아왔다. 산소투여 후 병원으로 이송된 그는 일상을 되찾았다.
소방청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119구급대가 살린 심정지 소생자가 총 5825명에 이른다고 14일 밝혔다. 지난해에만 1169명에 달한다.
심정지로 새로운 삶을 시작한 이들이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연대한다. 심정지 소생자들의 연대 모임인 ‘119리본(Re- born)클럽’은 15일 소방청(세종시 소재)에서 발대식을 개최한다.
119리본 클럽은 생생한 사례 공유와 확산을 통해 국민들에게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심정지환자 소생률을 높이기 위해 구성됐다. 올해 2월부터 두 달 동안 전국에서 32명이 회원 가입을 신청했다. 이들의 연령대는 3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데, 11명이 발대식에 참석한다.
발대식에는 이들을 응급처치했던 구급대원 34명도 함께 참석한다. 현장 참석이 어려운 회원과 구급대원 50여명이 온라인을 통해 함께할 예정이다.
119리본 클럽은 온·오프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정보 공유, 희망 나눔 실천을 위한 각종 행사 추진, 심폐소생술 홍보대사 위촉 활동, 범국민 심폐소생술 인식 제고를 위한 교육·강연, 범국민 심정지 환자 소생률 향상 기획 홍보 등의 활동을 벌이게 된다.
남화영 소방청장은 “위급하고 다급한 순간 맺은 인연을 더 큰 희망으로 이어가기 위해 모인 만큼 앞으로의 활동이 기대된다”며 “회원들의 소중한 경험이 대한민국을 안전한 사회로 만드는 데 의미 있는 발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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