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고 사체’ 화성 동물학대 번식장에 현직 경찰관이 투자·배당

김지숙 2023. 9. 1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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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 개의 배를 가르거나 죽은 개의 사체를 냉동고에 보관하는 등 동물학대 정황이 드러난 경기 화성시의 번식장에 서울에서 근무하는 현직 경찰관이 투자자 겸 이사로 근무한 사실이 드러났다.

'화성시허가번식장 동물구조단체연합'의 설명을 들어보면, 서울 강남경찰서에 근무 중인 ㄱ경사는 2021년부터 수개월 간 번식장 이사로 재직하며 자금을 투자한 뒤 번식으로 태어난 개들의 분양 수익을 챙겨온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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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이사로 재직하며 인공수정 등에도 직접 참여
서울경찰청 “위법 소지 조사 중”
동물학대 정황이 드러난 경기 화성시 허가 번식장에서 지난 1일 개 1420여 마리가 구조됐다. 화성시허가번식장 동물구조단체연합 제공

어미 개의 배를 가르거나 죽은 개의 사체를 냉동고에 보관하는 등 동물학대 정황이 드러난 경기 화성시의 번식장에 서울에서 근무하는 현직 경찰관이 투자자 겸 이사로 근무한 사실이 드러났다.

‘화성시허가번식장 동물구조단체연합’의 설명을 들어보면, 서울 강남경찰서에 근무 중인 ㄱ경사는 2021년부터 수개월 간 번식장 이사로 재직하며 자금을 투자한 뒤 번식으로 태어난 개들의 분양 수익을 챙겨온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단체들은 현장 조사 당시 ㄱ경사의 이름이 적힌 근무표 등 관련 내용이 담긴 다수의 서류를 확보했다.

동물단체들은 그가 자금 투자뿐 아니라 직접 인공수정·모견 관리 등을 해온 정황도 발견했다. 번식장에서 발견된 근무표에는 ㄱ경사가 모견 분만 때 동물병원에서 대기조로 근무한 이력 등이 담겼다.

김현유 케이케이나인 레스큐 대표는 “ㄱ경사는 2021년 5월 경찰서에 휴직계를 내고 8개월간 직접 번식장에서 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화성시에 사는 노모를 부양해야 한다며 경기남부경찰서로 전입을 신청한 서류도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번식장 소재 지역의 경찰서로 근무지를 이전 신청한 것은 번식장을 계획적으로 보호하려던 시도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실제 인사이동은 이뤄지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묻기 위해 애니멀피플은 ㄱ경사에게 연락을 했지만 닿지 않았다. 앞서 ㄱ경사는 한국경제 등 언론에 “근무를 마친 뒤 휴일을 활용해 번식장에 갔다. 투자한 자산에 대한 관리 차원이었고 현재는 일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국가공무원법에 따르면, 공무원은 공무 외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소속 기관장의 허가 없이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없다. 동물단체들은 ㄱ경사가 번식업을 통해 한 달에 일정 정도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강남경찰서에서 ㄱ경사의 위법 여부를 조사 중이다. 문제가 발견되면 징계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한 반려견 번식장에서 죽은 어미 개의 배를 가르거나 냉동고에 사체를 보관하는 등 의 동물학대 정황이 드러났다. 경기도와 동물보호단체 20여 곳은 번식장에서 사육되던 1400여 마리 개들을 구조했다. 카라 제공

화성시 번식장은 ‘국내 1위 몰티즈 켄넬’로 불리던 곳으로 화성시에는 400마리를 사육하는 것으로 허가를 얻었으나, 실제로는 1400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었다. 이들은 번식업 이외에도 투자자를 모집해 수익을 배당하는 변칙 영업을 벌여왔는데, 투자금에 해당하는 종모견을 투자자에게 분양한 뒤 새끼 판매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동물단체에 이 내용을 알린 제보자의 설명을 종합하면, 투자금 1억원당 모견 20마리가 배정되는 식으로 이렇게 모인 투자금만 10~20억에 달했다.

이러한 내용이 동물단체에 접수되며 지난 1일 이 번식장에서는 1420여 마리의 개들이 긴급 구조됐다. 당시 현장에서는 불법 건축물 여러 동에서 몰티즈, 푸들, 비숑 등의 품종견들이 밀집 사육되고 있었고, 냉동고에서는 불법 수술 흔적이 남은 어미 개와 새끼 사체 93구가 발견됐다.

현장에서 소유권이 포기된 개들은 경기도와 동물단체들이 나누어 보호 중이다. 경기도 반려동물문화센터 ‘경기반려마루 여주’와 ‘화성도우미견나눔센터’에서 687마리를 구조했고, 나머지 720여마리는 동물단체 코리안독스, 케이케이나인레스큐(KK9), 카라, 위액트, 유엄빠, 라이프 등 20개 단체에서 나눠 구조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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