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즐은 놀이터입니다' 롯데가 그리는 헬스케어 생태계
"내년 가입자 100만명 목표…국민 건강증진에 기여"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은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나에게 꼭맞는, 지루하지 않고 즐거운, 가족과 친구 또 지구의 건강까지 책임지는 데일리 헬스케어 플랫폼을 추구한다. 캐즐을 통해 전국민의 건강을 관리하는 헬스케어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
우웅조 롯데헬스케어 본부장은 14일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캐즐 그랜드 오픈 미디어 데이'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롯데헬스케어는 오는 18일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CAZZLE)'의 정식 서비스에 돌입한다.
캐즐은 '건강관리(Care)를 퍼즐(Puzzle) 맞추기처럼 즐겁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롯데헬스케어도 특정 질병이나 질환이 아닌 '일상에서 늘 함께하는 쉽고 즐거운 건강관리'를 지향하고 있다. 고객의 동의 하에 건강검진 데이터, 건강 설문정보, 유전자 검사 결과와 운동, 식단, 섭취 영양제 등을 인공지능(AI) 알고리즘으로 통합 분석해 맞춤형 건강 정보와 쇼핑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캐즐, 테라젠·온택트헬스에 지분투자 '협업'
캐즐은 입점 파트너사들과 협업해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를 구축하는 개방형 플랫폼이다. 이날 자리에는 롯데헬스케어가 직접 투자를 진행한 유전체 검사 전문기업 '테라젠바이오'와 AI 알고리즘 전문 벤처기업 '온택트헬스'도 참석해 사업모델과 경쟁력을 설명했다.
황태순 테라젠바이오 대표는 "FTO 유전자에 변이를 가지고 있으면 영양분이 지방으로 쉽게 바뀌어서 비만이 될 위험이 높고 ALDH2 유전자에 변이를 가지고 있으면 음주에 약하며 심할 경우 쇼크가 올 수 있다"면서 "유전체는 질병 예측과 예방에 의·과학적 단서를 제공하는 만큼 유전자 특성을 미리 알고 있으면 건강관리에 더욱 주의를 기울일 수 있다"고 했다.
테라젠바이오는 약 69가지 항목에 달하는 유전체 분석(DTC)을 통해 필요한 영양소 등 내면의 건강 헬스케어와 피부, 탈모 등 외면의 건강 뷰티케어 등을 지원한다. 캐즐은 테라젠바이오가 진행한 유전체 항목 검사 결과를 이용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19종의 유전자 캐릭터로 분류해 유전적 특성을 설명한다.
온택트헬스는 지난 2020년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가 설립한 헬스케어 스타트업이다. 장혁재 온택트헬스 대표는 "롯데헬스케어와 캐즐을 통해 개인 맞춤형 통합 추천엔진과 건강관리 콘텐츠 등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정신건강·체중·두피 관리 등 서비스도 순차 오픈
롯데헬스케어는 캐즐을 중심으로 롯데그룹 계열사는 물론 파트너사의 서비스를 연계해 타사 건강관리 플랫폼과 차별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롯데헬스케어는 오는 11월 '마인드카페'를 운영하는 디지털 멘탈케어 스타트업 '아토머스'와 협업해 캐즐 안에서 정신건강 상담 서비스를 시작한다.
또 내년 3월에는 테라젠바이오와 마이크로바이옴 사업을 연계해 단순한 식단관리에서 나아가 사용자의 라이프로그, 유전자 특성, 의료데이터 분석, 마이크로바이옴 기반의 장건강 관리까지 아우르는 맞춤형 체중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내년 6월에는 '비컨'과 함께 두피와 피부 관리 서비스, 11월에는 '아이메디신'과 뇌건강 관리 서비스까지 선보인다는 로드맵도 갖췄다.
캐즐은 아마존 웹 서비스(AWS)의 클라우드와 데이터 인프라 위에서 운영된다. 다양한 서비스를 개별적으로 모듈화해 제공하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각각의 서비스를 확장하고 조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급격한 트래픽 변동이 일어나도 서버를 자유롭게 확장할 수 있는 '아마존 탄력적 컨테이너 서비스(Amazon Elastic Container Service)'를 활용해 운영 환경을 만들었기 때문에 캐즐 사용자들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중단 없이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또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정보보안 솔루션은 롯데그룹의 'L.클라우드(롯데클라우드)'에 분리해 별도 관리한다.
캐즐은 사용자의 모든 개인정보를 'AES 256' 방식으로 암호화한다. AES 알고리즘은 미국 국가안보국에서 1급 비밀에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된 것 중 하나다. 그리고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알고리즘보다 길이가 더 긴 암호화키를 사용한다.
롯데헬스케어 임직원 그 누구도 사용자의 건강 관련 정보를 열람할 수 없다. 또 건강정보가 아닌 일반 정보 관련 활동은 특정 서버를 통해서만 이뤄지도록 일원화했다. 모든 조회 이력은 로그로 남기 때문에 건강정보와 개인정보 모두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미래 건강위험 예측 알고리즘 개발 등도 추진
캐즐은 온택트헬스와 협업해 사용자의 건강 상태를 분석하고, 미래 건강 위험도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사용한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에게 적합한 상품을 제안하기도 하는데, 향후에는 구매선호도나 빈도, 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품을 추천해주는 일종의 '랭킹모델' 추천 알고리즘도 개발해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챗GPT'처럼 거대 언어모델(LLM) 기반의 생성형 AI도 접목한다. 내년 상반기까지 생성형 AI를 활용한 챗봇 서비스를 캐즐 안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고객이 캐즐에서 챗봇과 대화를 통해 현재 상태를 쉽고 빠르게 기록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내가 오늘 얼마나 운동했는지를 일일이 입력할 필요 없이 친구와 대화하는 것처럼 적어 두기만 하면 챗봇이 캐즐에 알아서 기록하게 된다. 챗봇은 이렇게 사용자가 알려준 정보와 건강 데이터를 함께 분석해 맞춤형 식단과 영양제, 필요한 운동과 상품을 더 효과적으로 제안한다.
캐즐은 오픈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활용해 파트너사가 다양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콘텐츠와 데이터를 공유하며 협업할 수 있는 '헬스케어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다. 롯데헬스케어는 캐즐 플랫폼 내에서 파트너사의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발생하는 사용자의 라이프 로그 데이터를 공유하고, 각종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해 기록된 활동 데이터를 손쉽게 연동할 수 있게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훈기 롯데헬스케어 대표이사는 "내년 말까지 가입자 10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사용자가 매일 접속해야 할 '이유'를 제공하는데 초점을 둘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B2C사업에 대한 롯데그룹의 성공 노하우와 인프라를 활용해 국내에 없던 '헬스케어 플레이그라운드(Healthcare Playground)'를 만드는데 집중했다"며 "캐즐이 대한민국 국민 건강증진에 기여하고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롯데헬스케어는 캐즐 수익의 일부를 환경보호를 위해 기부하기로 했다. 현재 등록된 기부기관은 세이브제주바다 1곳이지만 차츰 늘려갈 계획이다.
권미란 (rani19@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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