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승기 美 콘서트 논란 속 현지기획사 “팬미팅 아닌 식당 사장과 기념사진 촬영…이미 동의했던 내용”
가수 겸 배우 이승기의 미국 콘서트 일정을 기획했던 미국 현지 공연 기획사가 이승기 측의 “팬미팅이 진행되는 것에 동의한 적이 없다”는 해명에 대해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 휴먼메이드(이승기 소속사) 장재하 대표와 본부장에게 이미 공유했던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휴먼메이드는 “계약서에 명시돼 있는 내용도 아니고, 우리에게 일방적으로 일정을 보낸 것”이라고 반박했다.
휴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14일 “당초 미국 공연을 로스앤젤레스(LA)와 애틀랜타, 뉴저지 3곳에서 콘서트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애틀랜타와 뉴저지 티켓 판매가 저조해 손해를 줄이기 위해 두 곳의 콘서트를 취소해야 할 것 같다고 휴먼메이드에 전달했다”며 “하지만 휴먼메이드에서 콘서트 3개 중 2개가 취소되면 가수 평판에 대한 피해가 크니 애틀랜타 콘서트만 진행해달라고 요청해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뉴저지 콘서트에 대해 공연장 사정으로 취소된 것이라는 휴먼메이트의 해명은 거짓”이라고 덧붙였다.
휴엔터에 따르면 애틀랜타와 뉴저지 공연 취소를 휴먼매이드에 전달했을 당시 2800석 규모의 뉴저지 공연은 180석, 2800석 규모의 애틀랜타 공연은 350석 정도 판매됐다. 손해가 발생할 것이 뻔했기 때문에 휴엔터는 두 곳 모두 취소하려고 했지만, 휴먼메이드의 사정으로 애틀랜타 공연만 무리하게 진행했다. 다만 이때 발생하는 손해를 메꾸기 위해 현지 식당들의 후원을 받기로 했다.
휴엔터는 이승기와 휴먼메이드 관계자, 공연 스태프 등 25여명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저녁 LA에서 애틀랜타로 도착한 당일 저녁 식사, 29일 점심과 저녁 식사, 공연 당일인 30일 콘서트장에서의 점심 케이터링(출장뷔페), 그리고 콘서트 이후 뒤풀이까지 필요한 5곳 식당에 대한 후원을 받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그에 대한 보답으로 이승기와 식당 사장, 종업원의 기념사진 촬영을 진행하기로 했다. 28일과 29일 식당 3곳은 식사하는 장소, 즉 식당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30일 식당 2곳은 콘서트장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등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웠다.
이러한 내용은 지난달 18일 휴먼메이드 대표와 실장, 그리고 휴엔터 관계자가 함께 하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공유됐다. 휴엔터 관계자는 “‘광고업체 및 스폰서’란 이름의 파일까지 단체 채팅방에 올렸고, ‘스폰서 요청사항 및 세부내용을 전달했다’는 글까지 적었다”며 “휴먼메이드에서 주장하는 ‘팬미팅’은 전혀 진행할 계획도 없었으며, 휴먼메이드에서 기념사진 촬영 일정에 대해 거부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4일 휴엔터 관계자가 장재하 휴먼메이드 대표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에서는 장 대표가 “식당 사진 같은 경우에도 식당 주인분들이랑 찍는 사진이죠?”라고 묻기도 했다. 이에 휴엔터 관계자는 “식당 사장님과 종업원 몇 명 될 수 있겠지만 식당 손님들과 사진을 찍는 사항은 동의한 적이 없어요”라고 적었고, 이에 장 대표는 “네네 확인했습니다”라고 답했다.
더불어 지난달 28일 LA에서 비행기를 타기 전에 휴먼메이드 관계자는 이미 “애틀랜타 식사하는 식당의 경우 당일 아티스트 컨디션 및 메뉴에 따라 방문이 어려운 식당이 있을 수 있다”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휴엔터 관계자는 “28일 휴먼메이드가 일방적으로 보낸 메시지는 당초 협의된 애틀랜타에서의 식사, 해당 식당 사장과 사진 촬영을 하지 않으려는 의도를 비행기를 타기도 전에 보여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휴엔터의 주장과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감안하면 “해당 식당에서 어떤 형태로든 팬미팅이 진행되는 것에 동의한 적이 없다. 식당의 스폰서라는 관계는, 현지 공연 기획사가 진행한 것이다. 또한 그 사이에서의 계약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나 금전적인 부분에서 아티스트나 당사가 관련된 일은 절대 없다”는 휴먼메이드의 공식 입장은 거짓이 된다.
휴엔터 관계자는 “2013년을 시작으로 100여회가 넘는 행사 및 공연을 진행해오면서 가수 측과 동의하지 않은 일정을 독단적으로 강행하려고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그런 우리가 바라는 것은 가수를 흠집 내는 것이 아니라 거짓말과 무능한 기획사로 폄훼된 우리의 명예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휴먼메이드의 요청으로 손해를 무릅쓰고 애틀랜타 공연을 강행한 것인데, 현지 기획사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휴먼메이드의 이기적인 생각과 불평 가득한 태도가 정말 실망스럽다”며 “휴먼메이드에서 계속 사실이 아닌 내용을 주장하면 이에 대해 우리도 극단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에 대해 휴먼메이드 관계자는 “아티스트 입장에서 공연을 하러 가는 것으로 계약된 것이고, 계약서에 명시된 부분은 모두 이행했기 때문에 법률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식당 스폰서는 휴엔터에서 일방적으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현장에서) 가보도록 할게요’라고 이야기했던 것으로 (꼭 가야 한다는) 강제성이 없었다. 정확한 내용도 알고 있지 않았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양측이 서로 원활하게 의사소통이 안 된 점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휴먼메이드 관계자는 “한국 출국 전부터 휴엔터와 의견 조율에 대해 이견이 발생한 바 있다”며 “그렇게 쌓인 게 있는 가운데 미국에 도착하고서도 휴엔터와 소통이 잘되지 않았으며, 일부 강압적인 모습도 보여 (계약서에 명시된 공연 외적인) 일정을 진행할 수 없았다”고 밝혔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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