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人] 건설 근로자 위한 웍스메이트 '기능인등급제 서비스 기획자' 이야기
[IT동아 차주경 기자] ‘스타트업人’은 빠르게 발전하고 성장하는 스타트업 속에서 일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자 합니다. 정확히는 ‘그들은 무슨 일을 할까?’라는 궁금함을 풀고자 합니다. 많은 IT 기업이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는데, 정작 해당 인재는 그 기업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하잖아요. 예를 들어, 같은 부서, 같은 직함을 가진 구글의 인재와 페이스북의 인재는 똑같은 일을 하고 있을까요?
이번에 스타트업人으로 소개할 기업은 온라인 건설인력 중개 플랫폼 ‘웍스메이트’입니다. 스마트폰 앱 ‘가다’를 운영하는 이들은 건설 일용직 근로자들이 언제 어디서든 일자리를 구하도록, 건설 현장까지의 거리와 업무 종류 등 풍부한 현장의 정보를 얻도록, 그 날 임금을 지급 받고 근무 경력도 착실하게 쌓도록 돕습니다. 동시에 건설 근로 시장의 디지털 전환도 시도합니다.
최근 웍스메이트는 건설근로자공제회와 함께 ‘기능인등급제’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건설 관련 교육을 받거나 오랜 기간 경력을 쌓은 건설 일용직 근로자들이 기능등급 증명서를 등록, 더 좋은 조건에서 일하도록 돕는 서비스입니다. 웍스메이트는 이 서비스가 건설 일용직 근로자와 건설사 모두에게 장점을 가져다줄 것으로 확신합니다.
기능인등급제 서비스 기획 전반을 담당한 서현일 웍스메이트 PO팀 팀장을 만나 서비스 기획자가 가져야 할 역량과 동기, 소감을 물었습니다.
IT동아 : 웍스메이트에서 어떤 업무를 하나요?
서현일 팀장 : 최근 웍스메이트가 건설근로자공제회와 함께 만든 서비스인 기능인등급제의 기획과 운영을 맡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등장한 서비스에요. 건설 일용직 근로자 가운데 기능사를 포함한 관련 자격증을 가진 분, 교육을 여러 번 받았거나 특수 기술을 가진 분, 경력이 오래 된 분들을 기능인으로 인증하고 알맞은 등급을 부여합니다.
기능인등급제는 여러 가지 장점을 발휘합니다. 먼저 건설 일용직 근로자들이 교육을 받거나 자격증을 취득해서 경력을 관리하고, 임금을 더 많이 받도록 돕습니다. 누구든지 업계에서 인정 받는 기능공으로 발돋움하도록 성장의 동기와 발판을 마련하는 거에요. 건설사는 기능인등급제를 활용해서 적재적소에 인재를 채용, 파견 가능합니다. 숙련된 기능공은 건설 현장에서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과 공기(건설 기간)를 줄이면서 업무 효율은 높입니다. 자연스레 건설 비용도 많이 줄여요. 건설사와 건설 일용직 근로자 모두를 도울 기술입니다.
무엇보다, 민간 스타트업과 조합이 힘을 합쳐, 건설 일용직 근로자들에게 더 나은 혜택을 주는 서비스를 만들었다는 의의가 있습니다. 웍스메이트가 건설 부문의 디지털 전환에 이어 바람직한 시장 문화까지 만든 사례입니다.
IT동아 : 기능인등급제같은 서비스를 기획하는 데에는 서현일 팀장의 기존 경력도 한 몫 했을 듯한데요, 이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요? 서비스 기획자가 되기로 결심한 동기가 있나요?
서현일 팀장 :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는데,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플랫폼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했어요. 그 중에서도 서비스 기획자를 주목한 것은, 기업과 소비자 양쪽의 시선으로 업계를 바라보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업무 전반의 효율을 높이는 직무인 덕분입니다.
그래서 대학교 졸업 후 O2O(Offline to Online) 플랫폼 업계에 뛰어들었습니다. 건설업 O2O 플랫폼에서 건설 자재 E커머스 서비스를 기획했어요. 4년여 동안 서비스 기획자로서의 경력을 쌓고 웍스메이트에 합류했습니다. 창업 멤버 중 하나에요.
IT동아 : 예비 서비스 기획자들이 꼭 갖출 역량은 무엇인가요?
서현일 팀장 : 크게 세 가지를 들겠어요. 먼저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춰야 합니다. 서비스 기획자는 한 서비스의 시작과 끝을 만들고 책임지는 사람이에요. 따라서 기업과 서비스, 상품의 비전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누구에게나 알기 쉽게 설명할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이어 ‘소비자 중심 사고 방식’을 가져야 해요. 서비스를 쓰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알아야 품질을 개선 가능합니다. ‘소통 능력’도 필수입니다. 서비스 과정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소통입니다.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소비자의 진심을 느껴야 비로소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 법이에요. 말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잘 듣고 이해하는 능력도 가져야 합니다.
그 밖에도 서비스 기획자가 갖출 역량은 다양합니다. 우선 일정 관리 능력을 강조해야겠네요. 서비스 기획과 제작, 실험과 보완, 런칭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 서비스 기획자가 관여해서 완성도를 높여야 합니다. 서비스를 만드는 구성원들과의 소통과 팀원 관리 능력도 필요합니다. 여기에 서비스 기획에 필요한 데이터 분석과 평가 능력,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해서 비즈니스모델로 만드는 능력도 갖춰야 합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서비스가 있습니다. 그 만큼 많은 기획자가 있고요. 그래서 서비스 기획자가 할 일의 범위는 정말 넓어요. 그 만큼 다양한 역량을 가져야 합니다. 활발한 성격, 무슨 일이든 가능하다는 자신감, 실패해도 금방 일어나고 포용하는 유연성도 갖춰야 하겠어요.
IT동아 : 웍스메이트에 합류한 동기는 무엇인가요? 입사 후 지금까지 일하면서 느낀 소감은 어떤가요?
서현일 팀장 : 건설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면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점, 건설 현장의 불편을 해결하고 구성원들이 상생하도록 돕는 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제가 기획한 서비스로 건설 업계에 새로운 긍정 사례를 만든다는 매력도 좋았고요.
그래서 아이디어 기획과 제작, 개선과 테스트 등 서비스의 시작과 끝을 책임지는 PO팀에 합류했습니다. 입사하고 나니, 50여 명이나 되는 직원 모두가 열심히 일을 하더군요. 서비스에서 개선할 점을 구성원들이 적극 이야기하는 점, 팀별 화합과 협업이 모두 잘 되는 점도 좋았습니다.
IT동아 : 웍스메이트 PO팀과 건설근로자공제회가 만든 기능인등급제의 특징과 장점, 업계에 미칠 긍정적 효과는 무엇인가요?
서현일 팀장 : 건설 일용직 근로자들의 성장을 도울 방안을 구상하던 중, 건설근로자공제회가 먼저 협업을 제안해서 바로 만났습니다. 올 4월에 처음 만났는데, 금방 의기투합해서 서비스를 바로 만들었어요. 건설 일용직 근로자의 목소리를 듣고 이들의 불편을 해소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던 덕분입니다.
기능인등급제는 건설 업계 전반을 돕는 기술이라고 자부해요. 건설사는 기능인 등급을 확인해서 현장의 특성과 전문성을 모두 만족하는 우수 인력을 원활하게 섭외합니다. 기능인이라는 믿을 만한 정보를 주고받는 만큼, 건설사와 일용직 근로자 사이에 자연스레 신뢰 관계도 만들 거에요. 이 신뢰는 노동 시장 전반에 퍼져 긍정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기능인등급제는 건설 일용직 근로자들의 경력과 교육 여부를 관리해서, 누구나 기능공으로 성장하도록 도울 서비스이기도 해요. 건설 현장에 나가서 맡은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배우고 싶거나 적성에 맞는 일을 골라 꾸준히 경력을 쌓도록 돕습니다. 그리고, 그 경력에 걸맞는 대우를 받을 근거 역할도 해요. 기능인등급제는 건설 업계에서 인정 받는 기능공이 되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웍스메이트 가다는 기능인등급제를 9월 중순부터 정식 서비스할 예정입니다. 지금은 건설 일용직 근로자가 자신의 지원 조건을 직접 입력해야 하지만, 건설근로자공제회와의 협업을 강화해서 앞으로는 지원 조건 만족 시 자동 등록되도록 개선할 예정입니다.
IT동아 : 웍스메이트에서 서비스 기획자로 일하며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일, 혹은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한편으로는 어떤 일이 힘들고 어떤 도전 과제를 풀고 있나요?
서현일 팀장 : 보람은 매일매일 느껴요. 웍스메이트 가다를 쓰는 건설 일용직 근로자들이 자주 전화 문의를 주시는데, 대부분 좋게 평가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기능이 담겨 쓰기 편리하다는 반응, 앱을 쓸 때마다 개선된다는 반응을 들을 때 기분이 좋아요. 무엇보다 가다 덕분에 인력 중개 사무소에 가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일자리를 구한다는 말, 건설 현장의 조건을 미리 알고 출근할 수 있어 좋다는 말이 아주 기억에 남습니다. ‘건설 일용직 근로자에게 일자리를 선택할 권리를 준다’는 웍스메이트의 목표를 달성한 증거이니까요.
물론, 힘들고 어려운 점도 있어요. 건설 업계의 업무, 관행은 여전히 대부분이 아날로그입니다. 이를 디지털로 바꾸는 것은 늘 어렵습니다. 참고할 레퍼런스가 없으니, 모든 서비스를 0에서부터 만들고 검증하고 개선하는 것이 힘들어요. 팀원들과 협업해 상승 효과를 내는 것, 같은 목표를 이룰 목적으로 같은 곳을 보면서 일하는 것 역시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하는 일입니다.
게다가, 웍스메이트 가다같은 O2O 서비스는 다양한 소비자층의 특징을 고려해서 섬세하게 만들어야 해요. 건설 일용직 근로자들의 나이대는 대부분(60% 이상) 50대 이상입니다. 이 분들이 쉽게 쓰도록 앱을 구성하고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어려워요. 대상 소비자들의 페르소나(가상 성격)를 다양하게 설정해 서비스를 고도화할 것입니다.
제 도전 과제는 건설 현장 경험을 더 많이 쌓는 거에요.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경험도 더 많이 쌓아야 좋은 서비스를 만든다는 것이 지론입니다. 지금은 현장 경험과 목소리를 다른 동료에게 전해 듣지만, 앞으로는 제가 직접 나가 생생한 정보를 얻을 거에요. 이를 토대로 서비스의 품질을 더욱 높이려 합니다.
IT동아 : 웍스메이트에서, 혹은 서비스 업계에서 이루려는 목표는 무엇인가요?
서현일 팀장 : 회사에서 이룰 목표와 제 개인의 목표는 같습니다. 건설 현장의 디지털화를 제 손으로 이끄는 거에요. 첨단 기술을 도입해 서비스를 만들고, 이 서비스로 건설 업계의 구성원을 도우려 합니다. 웍스메이트에서 일한지 벌써 3년이나 됐어요. 그 동안 거의 모든 웍스메이트 서비스의 구상과 개발에 관여했습니다. 이 곳을 서비스 기획자로써 마지막 자리로 삼고 싶습니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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