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흉기 난동’ 최원종, 혐의 인정 미루고 국민참여재판 거부
변호인 “수사기록 못봤다” 혐의 인정 미뤄
유족들 “시간 끌기 전략...분노 치민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2부(부장판사 강현구)는 12일 오전 살인·살인미수·살인예비 혐의로 기소된 최원종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다.
최원종 변호인은 “국민참여재판 의사 확인서를 보냈는데 답변이 안 와 확인하겠다”는 재판부에 “(국민참여재판을)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최원종도 재판부 확인 질문에 “네”라고 짧게 답했다.
검찰은 모두 진술에서 최원종의 살인 등 3개 혐의 관련 공소 요지를 일일이 열거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폐쇄적 심리상태에서 고립 생활을 하다가 자신을 괴롭힌다는 망상에 빠졌고, 인터넷 커뮤니티와 교류하면서 상태가 심화했다”면서 “망상이 현실이라고 확신하고 폭력이 근본 해결이란 확신 하에 폭력성을 발현했다”고 밝혔다.
특히 검찰은 “피고인은 학업, 가상화폐·주식투자, 컴퓨터 프로그래밍 능력을 갖췄고, 인터넷으로 감경을 검색한 점을 감안할 때 심신미약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피고인의 범행으로 2명이 사망하는 등 무고한 시민 14명이 피해를 입었고, 이 사건을 계기로 다수 살인예고글이 게시돼 큰 사회적 혼란이 발생했다”면서 “무차별적 이상동기에 대한 엄중한 경고차원에서라도 엄정한 판단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최원종 측으로부터 혐의 인정 여부를 확인하려 했으나 변호인이 “수사기록을 열람 못해 공소사실 여부에 대해서는 다음 기일에 말하겠다”고 밝혀 무산됐다. 이에 검찰은 “피고인 측이 지난주 수사기록 열람 등사 신청을 했는데 신청 자체가 늦었다”고 대응했다.
재판부는 최원종 측에 “10월 10일 오전 10시 다시 재판하겠다”면서 “그사이에 검찰 측 증거기록을 검토해 공소사실 인정 여부와 증거 의견, 증거 신청을 해달라”고 했다.
이날 최원종이 입정하자 방청석에서는 “저 나쁜 ××”란 욕설이 터져 나왔다. 최원종이 재판부의 인정신문에 주소·직업 등을 말하자 피해자 가족들은 흐느끼기도 했다. 입정해 17분 동안 피고인 석에 앉아 있던 최원종은 재판 종료 후 바닥을 바라보며 퇴정했다. 그를 향해 일부 방청객들은 “야 이 ××야”라고 소리쳤고, “우리 애들 불쌍해서 어떡해”란 탄식이 쏟아졌다.
이날 재판을 방청한 피해자 유족들은 재판 종료 직후 “분노가 치민다”며 울분을 토했다.
가족 부축을 받아 법정에 나온 60대 희생자 남편은 “사람을 죽이겠다고 계획하고 실행해서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당했다. 이런 살인자에게 인권이 있다고 하는 데 아니지 않느냐”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렇게 나쁜 생각을 가진 사람은 엄중히 경고해 막아야 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사건이 일어나고 한 달이 지났는데 (수사기록을) 열람 못 했다는 건 핑계다. 가슴이 답답하고 분노가 치민다”고 했다.
20대 딸을 잃은 아버지는 “오늘 법원에 오면서 범죄에 대해 인정할까, 심신미약을 주장하지는 않을까 걱정하고 왔는데 (최원종의) 변호인 말을 들어보니 긴 싸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시간 끌기라고 생각되는데 국민들이 관심 갖고 힘을 합쳐달라”고 호소했다.
최원종은 지난달 3일 오후 5시 56분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AK플라자 분당점 부근에서 모친 소유의 모닝 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해 5명을 들이받고, 이후 차에서 내려 백화점에 들어가 9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차에 치였던 60대 여성 1명이 사건 발생 사흘 만인 지난달 6일 사망했고, 역시 차량 돌진으로 피해를 본 20대 여성 1명이 뇌사 상태로 치료받다가 같은 달 28일 숨졌다. 이외 시민 5명이 중상, 7명이 경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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