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칼럼] "강달러 지속 가능성…세계 경제에 부담 요인"

2023. 9. 14. 14: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경 마켓PRO 텔레그램을 구독하시면 프리미엄 투자 콘텐츠를 보다 편리하게 볼 수 있습니다. 텔레그렘에서 ‘마켓PRO’를 검색하면 가입할 수 있습니다.

 

최진호 우리은행 투자상품전략부 이코노미스트

 하반기들어 미국의 장기금리 상승이 두드러져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장기금리가 연고점을 넘어섰다. 올해초만 하더라도 미국 경제는 피할 수 없는 경기침체가 도래할 것이고 그로 인해 연준은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었다. 그리고 3월 SVB 사태를 시작으로 경기침체 시나리오가 현실화 되어가는듯 했으나, 9월 현재 경기침체 네러티브는 힘을 많이 잃어버린 상황이다. 특히 하반기들어서는 채권시장에서 수익률 곡선(yield curve)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연초대비 현재까지 미국의 2년물 금리는 56bp 올랐고, 10년물 금리는 38bp 오르면서 수익률 곡선은 베어 플랫(bear flattening)의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6월 이후 하반기만을 살펴보면 미국의 10년물 금리는 27bp 올랐으나 2년물 금리는 8bp 정도 내리면서, 단기금리 대비 장기금리 상승이 두드러지는 베어스티프닝(bear steepening)이 진행되었다. 채권시장에서 장단기금리 역전폭이 줄어들면서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졌다는 것은 경기침체 우려가 완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특히 하반기들어 미국 채권시장에서 장기금리의 상승이 수익률 곡선의 가파름(steepening)을 이끌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장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이연되었으나 속도는 여전히 연준보다 앞서

일반적으로 장기금리의 상승은 경기에 대한 비관론보다는 긍정론이 확산될 때 나타난다. 블룸버그 컨센서를 기준으로 보면, 올해초 0.5%에도 미치지 못했던 미국의 2023년 예상 경제성장률은 현재 2%까지 올라왔으며 하향 조정세를 면치 못하던 2024년의 예상 경제성장률은 8월초에 0.6%를 저점으로 반등하기 시작해서 현재 0.9%까지 상향 조정되었다. 미국에서 하반기들어 장기금리 상승이 두드러진 배경으로 볼 수 있다. 경기 측면에서 보면, 올해 미국 경제의 경기침체 발생 가능성은 힘을 잃었고 내년도 경기침체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기는 하지만 침체의 심도(depth)가 깊지 않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런 국면에서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역시 낮아질 수밖에 없다.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는 9월 FOMC 이후 2024년 5월까지 기준금리 동결을, 그리고 6월 FOMC에서 첫 금리인하를 반영하고 있다. 이후 순차적으로 기준금리가 낮아져서 2024년 12월에는 기준금리의 상단이 4.5%까지 낮아지는 시나리오가 반영되어 있다. 연준 위원들이 제시한 2024년 연말 최종금리수준(Terminal rate)이 4.6%(중위값)라는 점을 감안하면 연방기금선물시장 참여자들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연준 위원들의 포워드 가이던스보다 1회(25bp)정도 더 강하게 반영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준위원들의 내년~내후년도 최종금리수준(Terminal rate) 상향조정 리스크 고려

하지만 연준 위원들의 포워드 가이던스를 표면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내년에 100bp 정도의 기준금리 인하가 가능할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최근 ISM 서비스업 지수의 반등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미국 경제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여전히 견조하고, 제조업 역시 재고가 줄면서 생산에 나설 준비를 하는 지표들이 관측되고 있다. 여기에 높아진 유가와 함께 물가 상승률의 기저효과(base effect)가 제거되고 있다는 점들까지 감안하면, 내년도 기준금리 100bp 인하라는 시그널을 받아들이기보다는, 이미 공표된 점도표(dot plot)의 상향 조정을 걱정해야하는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9월 20일 FOMC는 이런 차원에서 점도표를 포함한 연준의 경제전망 보고서를 주목해야 하는 의미있는 이벤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9월 FOMC에서 내년과 내후년의 최종금리수준이 상향 조정된다면, 이미 연방기금선물시장의 기대가 연준 위원들의 포워드 가이던스보다 앞서가고 있다는 점에서 채권시장 금리는 또 한번의 상향 이동(shift-up)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고금리와 강달러, 미국 외 금융시장(Non US market)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공산

따라서 향후 금융시장 투자자들은 추가적으로 진행될 수도 있는 금리인상의 높이(higher)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longer) 기준금리 수준이 유지될 것인가로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하반기 미국 채권 금리의 상승이 긴축적 통화정책이 끌어올렸던 것이 아니라 성장성의 개선이 밀어 올렸다는 점에서 장기금리의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미국 채권 금리가 다시 한번 높아지면 달러의 강세도 추가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달러지수는 2개월전까지만 하더라도 연초대비 0.5% 정도 상승하는데 그치면서 전반적인 박스권 흐름을 유지했으나, 현재 달러지수는 연초대비 1.4%정도 높아지면서 105pt를 위협하는 상황이다. 달러의 스마일 커브(Smile curve: 미국 경제가 좋을 때 달러는 강세를 보이는데 미국 경제가 너무 안좋을때에도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라는 관점에서 볼 때, 작년 달러 강세는 글로벌 경기 침체라는 국면에서 안전통화 선호에 기인한 강달러였다면, 최근 진행되고 있는 달러 강세는 상대적으로 더 우위에 있는 미국의 성장성에 기인한 달러 강세라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 여기에 달러의 대항마 역할을 해주어야 하는 유럽이 독일 경제를 중심으로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고, 중국 경제와 위안화의 불안정한 흐름까지 고려하면 원/달러 환율의 하향 안정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종료되어 동결 기조로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고금리와 함께 높아진 달러가 미국 이외 금융시장(Non US market)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높아 보인다. 9월 FOMC에서 점도표의 상향조정 여부와 미국 장기금리, 그리고 달러의 움직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겠다. 

* 본 견해는 소속기관의 공식 견해가 아닌 개인의 의견입니다.

클래식과 미술의 모든 것 '아르떼'에서 확인하세요
한국경제·모바일한경·WSJ 구독신청하기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