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씨름선수, 윗집 남자 160차례 때려 죽이고…"기억 안 난다" 항소

[아이뉴스24 신수정 기자]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일으키던 윗집 이웃을 50여 분간 160회 때려 숨지게 한 전직 씨름선수가 범행 고의성을 부인했다.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일으키던 윗집 이웃을 50여 분간 160회 때려 숨지게 한 전직 씨름선수가 1심의 판결이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뉴시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고법 형사1부 심리로 열린 30대 남성 A씨의 상해치사 혐의 사건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A씨는 "짧은 시간에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그는 "수사기관에서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고 나도 충격받았다.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며 "만취한 피해자를 집에 데려다줘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고 피해자가 저항하는 과정에서 내가 맞게 되자 화가 났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피고인은 피해자의 사망이 의료 과실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나 설사 의료 과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부검 감정서에 나타난 골절 강도나 CCTV 영상 등을 보면 피고인의 상해 행위와 피해자의 사망 간 인과관계가 없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 구형량과 같은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일으키던 윗집 이웃을 50여 분간 160회 때려 숨지게 한 전직 씨름선수가 1심의 판결이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뉴시스]

앞서 A씨는 지난해 11월 20일 평소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겪어왔던 윗집에 사는 이웃과 오해를 풀겠다며 함께 술을 마시다 뺨을 맞았다는 이유로 160차례에 걸쳐 이웃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1심 재판부는 "전직 씨름선수로 건강한 체격의 피고인이 가해 당시 사망이라는 결과도 충분히 예견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피해자의 지병이 사망이라는 결과에 작용한 것으로 보이고 유족과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었다.

검사는 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며 항소한 가운데, A씨 역시 폭행으로 사망했다는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며 사실오인과 법리 오해,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A씨의 항소심 선고 공판은 내달 13일 열릴 예정이다.

/신수정 기자(soojungsi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