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돌봄 열악한데…사회서비스원 내년 예산 통째로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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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 어린이집과 요양시설 등을 운영하는 공공기관인 광역시·도 사회서비스원(사서원)에 대한 중앙 정부의 재정 지원이 내년 예산안에서 전액 삭감됐다.
정부가 8월29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2024년 보건복지부 예산안을 보면, 전국 16개 시·도 사서원 운영비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이번 예산 심사에선 사서원이 시·도지사 운영 기관이라는 점을 들어 기재부가 재정 지원을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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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 어린이집과 요양시설 등을 운영하는 공공기관인 광역시·도 사회서비스원(사서원)에 대한 중앙 정부의 재정 지원이 내년 예산안에서 전액 삭감됐다. 가뜩이나 부족한 공공 돌봄 인프라가 더욱 축소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8월29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2024년 보건복지부 예산안을 보면, 전국 16개 시·도 사서원 운영비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앞서 복지부가 이들 기관 예산으로 133억4300만원을 기획재정부에 요청했지만, 기재부 심의 과정에서 전액 깎였다. 내년도 전체 복지부 예산이 122조원으로, 올해(109조)보다 12%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그간 정부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시·도 사서원의 설립·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출연·보조할 수 있다’고 규정한 사회서비스원법을 근거로 각 사서원의 인건비·운영비를 지자체와 절반씩 분담해왔다. 2022년과 올해 각각 159억5900만원, 148억3400만원의 정부 예산이 책정됐다. 이번 예산 심사에선 사서원이 시·도지사 운영 기관이라는 점을 들어 기재부가 재정 지원을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서원은 돌봄 서비스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지난 2021년부터 경북을 제외한 각 광역 시·도에 설립됐 다. 장애인·노인 활동지원 같은 돌봄 서비스를 한 곳에서 제공하는 종합재가센터나 국공립 어린이집 등을 직접 운영하고, 감염병 유행 등으로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에 대한 긴급돌봄을 제공한다. 민간 요양시설에 대한 컨설팅과 지역에 필요한 돌봄 서비스를 연구·발굴하는 역할도 맡는다.
향후 국회 심사 과정에서도 사서원 예산이 빠질 경우, 사서원 한 곳당 연간 15억∼30억원인 운영비는 지자체가 모두 부담해야 한다. 지자체들은 인건비 부담 등으로 기존 돌봄 서비스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자체 복지 담당자는 <한겨레>에 “정부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지자체에 상의나 통보가 전혀 없었다”며 “시민들 반응이 좋은 통합돌봄 서비스 등을 내년에 확대할 계획이었는데, (이번 예산 삭감으로) 원래 있던 서비스를 유지하기도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비수도권의 한 사서원 직원도 “최근 설립된 사서원들은 운영비 중 정부 지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특히 높았다. 종합재가센터 등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인건비가 나오지 않으면 사업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사회서비스 ‘시장화’ 기조를 내세운 윤석열 정부가 공공 주도 돌봄 기능을 더욱 축소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복지부에 따르면, 2020년 전국 요양원 등 장기요양기관 2만5000여곳 중 국공립 시설(244곳) 비중은 1%에 그쳤다. 김진석 서울여대 교수(사회복지학)는 “(사서원 예산 삭감은) 중앙정부가 사회서비스 분야를 더는 책임지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돌봄 서비스 품질과 종사자들의 노동 조건을 개선하려면 공공의 책임을 높이는 조처가 필수적이다. 정부 기조는 여기에 역행하고 있다”고 짚었다.
※‘공공성의 역행’ 기획은 한겨레가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의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천호성 김윤주 기자 rieu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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