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화 사우디 프로축구 리그의 그늘…정작 자국 선수들 설 자리 없다
클린스만호에 첫 승리를 안긴 사우디아라비아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프로팀에서는 많은 경기를 뛰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우디 대표팀 선수들은 대부분 자국 리그에서 뛰는데 최근 사우디가 국가 차원에서 유럽 주요 리그에서 뛰던 초호화 스타 플레이어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주전 자리에서 밀려난 탓이다.
사우디는 지난 13일 영국에서 치른 한국과의 평가전에 전원 국내파를 선발로 내보냈다. 현재 사우디 프로리그 1위 팀 알힐랄 소속이 9명으로 가장 많았고, 알나스르 소속 선수는 2명이었다.
자국 리그의 같은 팀에서 뛰는 선수가 많은 만큼 조직력은 클린스만호보다 나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경기 내용을 보면 그렇지 않았다.
4-3-3 포메이션에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선 압둘라 알함단은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유효 슈팅이 없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모하메드 칸노는 13번이나 볼을 뺏기며 공격 템포를 잡아먹었다. 센터백 알리 알불라이히는 황인범의 패스를 제대로 걷어내지 못해 조규성의 헤더 골 실점에 빌미를 줬다. 그와 함께 호흡을 맞춘 센터백 하산 알탐바크티도 공중볼을 하나도 따내지 못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 선수들 모두 자국 클럽 알힐랄 소속이다.
유럽 리그에서 뛰던 스타 플레이어들에 밀려 리그 출전 시간이 줄어들면서 실전 감각이 줄어든 영향으로 보인다. 알함단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풀럼에서 이적한 세르비아의 골잡이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에 밀려 이번 시즌 단 2경기 선발로 나섰다. 칸노도 EPL 울버햄프턴에서 이적해 온 포르투갈 미드필더 후벵 네베스에 밀려 2경기 선발에 그쳤다. 알탐바크티는 EPL 첼시에서 이적해 온 세네갈 센터백 칼리두 쿨리발리 등에 밀려 단 한 차례 선발로 나섰다. 이번 시즌 팀에 새로 합류한 브라질의 초특급 공격수 네이마르가 부상으로 자리를 비워 리그 전 경기에 선발 출전한 왼쪽 측면 공격수 살렘 알도사리 정도가 그나마 위협적인 돌파를 선보였다.
사우디 리그는 이번 시즌 공격적인 외국 선수 영입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우디 국부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가 알힐랄, 알나스르, 알이티하드, 알아흘리 등 주요 구단 지분 75%를 인수하며 선수 영입에도 개입하는 등 프로축구 투자에 막대한 자본을 투입한 영향이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스쿼드 등록 인원도 8명까지 확대했다. 그 결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를 시작으로 카림 벤제마(알이티하드), 최근에는 네이마르(알힐랄)까지 굵직한 스타들을 줄줄이 영입했고, 각 구단은 초호화 스쿼드를 꾸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사우디는 이번 한국전 졸전으로 과제만 확인했다. 자국 리그 규모가 커지는 것과 별개로 자국 선수들의 출전 기회를 늘릴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경기력 향상은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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