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 대사 “북·러 간 위성 등 군사 협력 더 심각하게 우려”

김유진 기자 2023. 9. 14.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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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 연합뉴스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는 13일(현지시간) 북·러 정상회담과 관련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는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위성 등 첨단 군사기술을 이전받을 가능성에 대해 더욱 우려한다고 밝혔다.

골드버그 대사는 이날 한미연구소(ICAS) 주최 화상 심포지엄에서 “오늘 아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의 인공위성 기술에 도움을 주겠다고 한 보도를 봤다. 이는 엄청난 우려 사항”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대북 군사기술 이전은 “러시아가 스스로 표결에 참여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자 한국과 미국에도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첨단 기술이 이전될 경우 중국도 우려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쓰일 탄약이나 무기를 러시아에 추가 지원한다면 이 역시 유엔 결의에 배치되는 끔찍한 일이 될 것”이라면서도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할 수 있는 것은 그렇게 발전된 것(무기)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오는) 다른 방향의 (위성) 기술 관련 합의나 협력이 더욱 심각한 우려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북·러 정상이 보스토니치 우주기지에서 만났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심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의 수행단에 당 군사위원회 소속 2명의 핵심 인사와 군수 담당이 포함된 것이 양국 간 문화 교류, 경제발전에 관한 성명보다 더 중요하다”고 했다. 이번 북한의 방러 대표단에는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박정천 당 군정지도부장과 함께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위해 만든 국가비상설우주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인 박태성 당 비서, 조춘룡 당 군수공업부장 등이 포함됐다.

골드버그 대사는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이나 북·중·러 군사협력에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그는 “중국은 러시아와 양자 관계가 있지만 (북·중·러) 3자 관계로 들어가는 것은 다소 망설이고 있다. 중국은 아마도 그런 협력은 지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그렇게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무기 지원에 대한 반대급부로 러시아에 식량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과 관련해, 미국이 북한에 식량을 지원할 의사는 없는지 묻는 질문에는 “미국은 늘 북한에 대한 인도지원에 열려 있다”고 답했다. 그는 “다만 문제는 북한이 구호단체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고, 인도적 지원에 따르는 책임성을 갖추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북한에 식량이 들어가는 것을 우려하지 않는다. 앞서 말한 것(군사기술)의 유입을 더 우려한다”고 했다. 북·미 대화 가능성에 대해선 “미국은 북한과의 전제조건 없는 대화에 열려있다”면서 “현재 김정은은 단기적으로는 핵미사일 역량 개발을 중단하고 대화로 복귀할 생각이 없다는 게 문제”라고 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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