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영 인격 침해" vs "그 분 아냐"…영화 '거미집' 소송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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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송강호가 주연한 영화 '거미집'이 김기영 감독 유족과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또 제작사 측은 "영화 상영 전 '특정 인물과 관계가 없다'는 자막을 송출한다"며 "실제 김기영 감독은 서울대 의학과 학사이며 데뷔작부터 승승장구했다. 영화 속 김 감독은 그저 유명 감독의 조감독 출신으로 묘사되는 것과 차이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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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 묘사해 인격권·초상권 침해했다"
"김기영 감독 모티브도 전기영화도 아냐"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김지운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송강호가 주연한 영화 '거미집'이 김기영 감독 유족과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김기영 감독 측은 이 작품 주인공 '김 감독'이 김기영 감독을 부정적으로 묘사해 고인의 인격권·초상권을 침해했다며 상영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거미집'에서 '김 감독'은 배우 송강호가 연기했다. 김기영 감독은 '하녀'(1960) 등을 만들며 천재로 불린 연출가다.
14일 법조계·영화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0부(부장판사 임해지)는 전날 김기영 감독 차남 김동양씨 등 3명이 제작사 앤솔로지스튜디오 등 4명을 상대로 낸 영화상영금지 가처분 소송 첫 번째 심문 기일을 열었다. 유족은 "영화를 만든 김지운 감독조차도 과거 인터뷰에서 김기영 감독을 모티브로 했다고 답한 바 있다"며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거미집'이 초청됐을 때만 해도 배역 이름이 지금의 '김 감독'이 아니라 '김기열'로 제작됐고 이름은 물론 안경을 낀 채 파이프를 물고 있는 외양까지도 김기영 감독을 연상케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제작사 측은 김기영 감독과 100% 동일하게 묘사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쟁점을 흐리고 있다. 특히 영화 속에서는 김 감독을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인격권 침해가 명백하다"고 덧붙였다.
제작사 측은 "김기영 감독을 모티브로 한 게 아니며 전기 영화도 아니다"고 맞섰다. "영화의 내용이 1970년대 충무로를 배경으로 하다 보니 70년대 영화를 자연스럽게 오마주하게 됐고 김지운 감독 역시 이만희 감독의 '마의 계단',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의 '사이코' 그리고 우리나라 대표 감독인 김기영 감독의 '하녀' 느낌이 풍겨날 뿐"이라며 "뿔테 안경과 더벅머리로 묘사되는 외양 역시 그 당시 영화감독님들의 일반적인 외양 묘사였다"고 했다. 또 제작사 측은 "영화 상영 전 '특정 인물과 관계가 없다'는 자막을 송출한다"며 "실제 김기영 감독은 서울대 의학과 학사이며 데뷔작부터 승승장구했다. 영화 속 김 감독은 그저 유명 감독의 조감독 출신으로 묘사되는 것과 차이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가처분 인용 결과의 파급을 고려해 양측에 한 차례 조정 기일 진행을 제안했다. 조정 기일은 오는 18일 오전 10시다.
'거미집'은 김지운 감독이 2018년 '인랑' 이후 5년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1970년대를 배경으로 걸작을 만들겠다는 강박에 사로잡힌 한 영화감독이 정부의 검열과 출연 배우들의 비협조적인 태도 속에서 영화를 완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 블랙코미디물이다. 배우 송강호가 주인공 '김 감독'을 맡았고, 임수정·오정세·전여빈 등이 출연했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되기도 했으며, 오는 27일 공개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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