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는 코카콜라, 한국은 OO"…상식적인 종목 샀더니 16배 수익[김재현의 투자대가 읽기]
[편집자주] 대가들의 투자를 통해 올바른 투자방법을 탐색해 봅니다. 이번에는 버핏 워너비를 위해, 버핏의 투자와 삶의 지혜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번에는 버핏이 코카콜라에 투자한 것처럼 한국의 코카콜라를 찾아나섰다는 최 대표의 이야기를 마저 들어보겠습니다.
하지만 최 대표는 그 이후의 삶을 보면 "버핏이 자선가의 면모를 보이고 버크셔 주총 때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존재가 됐을 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국가를 위해 앞장서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영향력을 어떻게 발휘할 수 있는가를 (인생) 후반기 때 많이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지난 2006년 버핏은 재산의 99%를 기부하겠다고 공언했으며 지금까지 기부한 금액만 515억달러(약 68조원)에 달합니다. 버핏은 현재 1200억달러(약 158조원)가 넘는 재산도 사망 후 99%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버핏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면 단순히 버핏을 "돈이 아주 많은 할아버지"로만 여기는 사람들이 적잖게 있는데, 버핏의 사고방식은 우리의 상상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버핏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참이던 2008년 10월 16일에는 뉴욕타임스에 "미국을 사라. 나는 사고 있다(Buy American. I am)"라는 글을 기고하며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을 미국인들에게 설파했습니다.
최 대표가 솔직하게 털어놓은 말이 있습니다. 최 대표는 처음에는 "아내 수잔 버핏이 버핏을 떠나는 걸 보면서 (버핏의 인생처럼) 내가 저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건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최 대표는 버핏의 투자결과 또는 투자철학만 배우고 싶었다고 말했는데요, 버핏의 인생이 무미건조하고 재미도 없어 보였기 때문입니다.
버핏의 아내 수잔 버핏은 결혼한 지 25년이 지난 1977년 버핏을 떠나서 샌프란시스코로 이사한 후 가수 생활을 합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수잔이 사망하는 2004년까지 이혼하지 않고 공식적인 결혼관계를 유지했습니다. 수잔이 사망하고 2년이 지난 뒤 버핏은 애스트리드 멍크스와 재혼합니다.
지난 2022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버핏이 인생의 전반전과 후반전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버핏은 "30~40년 동안 실제로 인간의 행동 방식을 체험하면서 계속 지식을 습득하면 인생 후반전에는 전반전보다 나은 사람이 될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인생 후반전에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면, 인생 전반전에도 좋은 사람이었더라도 전반전은 잊어버리십시오. (웃음소리) 후반전을 즐기세요. 찰리와 나는 긴 인생을 사는 호사를 누리고 있으므로, 훌륭하고 희망적인 후반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무엇이 행복을 주는 요소인지도 알게 되었으며, 사람들에게 불행을 주는 요소도 잘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인생의 전반전보다 후반전으로 평가받고 싶으며, 찰리도 그럴 것입니다."
버핏이 자신의 투자는 85%의 벤저민 그레이엄과 15%의 필립 피셔로 이루어졌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이 말처럼 버핏의 투자철학은 초기 벤저민 그레이엄의 담배꽁초 투자에서 필립 피셔의 정성적 분석을 통한 성장주 투자를 수용하는 방식으로 진화해왔는데요, 버핏의 인생철학도 계속 진화해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최 대표는 "버핏이 던져주는 가장 큰 메시지는 상식적으로 투자해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굉장히 상식적인 투자를 상식적인 논리를 가지고 계속 투자하고 화려해 보이는 업종이나 매력적으로 보이는 테마주를 쫓지 않고서 상식만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버핏이 보여줬다"고 강조했습니다. 최 대표는 "버핏의 성공 케이스마저 없었다면 지금 저희가 받는 조롱의 양이 몇십 배는 더 컸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래서 최 대표도 가급적이면 상식적인 종목을 투자해서 성과를 거두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최 대표가 조선주 등 높은 수익을 올린 사례가 많지만, 일부러 커피믹스 '맥심'으로 유명한 동서식품의 모회사 동서를 자주 이야기하는 이유입니다. 최 대표는 2000년대 초반부터 동서에 투자한 후 2014년까지 11년 동안 동서를 보유하면서 배당을 제외하고도 약 16배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 대표가 "미국은 코카콜라, 한국은 동서"를 자꾸 강조하는 이유도 "어렵거나 복잡하지 않고 안전하게 투자를 이어갈 수 있는 종목에 투자를 하거나 하다못해 테마주만 멀리 하더라도 크게 돈을 잃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수가 이런 메시지를 받아들이긴 힘들 것이기 때문에 최 대표는 "꾸준하게 입증해 나가는 수밖에 없다"며 말을 이어갔습니다.
"한국에서는 제가 한번 입증을 해보고 싶습니다. 상식적인 투자로 좋은 장기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주식이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 기업의 소유권이고 소유권의 값어치를 잘 읽고 미래의 추이를 잘 읽고 싸게 사면 돈 벌 수 있다는 걸 장기적으로 보여주고 싶다"고 최 대표는 강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최 대표는 올바른 롤모델에 꽂혀서 운이 좋았다며 "마치 버핏이 벤저민 그레이엄에 꽂혀서 옳은 길을 걸었던 것처럼, 저도 버핏에 꽂힌 게 인생의 큰 행운 중 하나였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에서 버핏을 롤모델로 삼는 투자자가 더 많아지기를 바라 봅니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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