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금융 '영업사원' 자처한 이복현 금감원장 "신뢰할 투자기회 약속"

신병남 기자 2023. 9. 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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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런던 투자설명회 개최…블랙록 등 80여개 IB 참여
"당국, 투자 개방성 제고 지속 추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3일(현지시간) 영국 로열 랭캐스터 런던 호텔에서 개최한 '금감원·지자체·금융권 공동 런던 투자설명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런던=뉴스1) 신병남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K-금융'의 영업사원으로 나섰다.

국내 금융회사가 내국인 대상 '이자-수수료 장사'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투자기회를 발굴해 수익을 확대하는 한편, 해외 투자자들에게는 한국 시장의 투자기회를 적극 설명해 글로벌 자금이 모여드는 시장으로 성장시키기 위함이다.

이 원장은 신뢰성·혁신성‧개방성을 갖춘 매력적인 곳이라며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신뢰할 만한 투자기회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 위기 있어도 강한 회복탄력성…세계적인 ICT인프라 강점"

이 원장은 13일(현지시간) 영국 로열 랭캐스터 런던 호텔에서 개최한 '금감원·지자체·금융권 공동 런던 투자설명회(IR)'에서 "K-금융(K-Finance)이 지향하는 비전과 가치로서 세 가지 키워드를 제시한다"며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K-금융을 소개했다.

먼저 이 원장은 K-금융이 가진 주요 가치로 신뢰(Credibility)를 꼽았다. 그는 "미국의 중소형 은행 위기와 긴축정책 장기화 우려, 중국 부동산 시장 불안과 실물경제 악화 등 어려운 대내외 경제‧금융 여건이 지속하고 있다"면서도 "국내 금융산업은 금융사의 손실흡수능력과 금융당국의 위기대응 역량을 고려할 때 대내‧외 위험요인 악화에 대비할 수 있는 충분한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경제‧금융당국은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최근 코로나 팬데믹에서 빠르게 회복한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실물경제와 금융산업의 안정과 성장을 돕기 위해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며 "금감원은 금융권의 전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별 위험을 모니터링하는 가운데 대주단 자율의 PF 사업장 정상화 노력을 강화하도록 하고, 상업용 부동산을 비롯한 해외 대체투자에 대해 손실 위험을 선제적으로 관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ICT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과 인프라를 보유한 혁신성은 두 번째 가치로 설명했다.

이 원장은 "금융당국은 금융규제 샌드박스 등을 통해 혁신적인 금융서비스 출시의 장(場)을 제공하는 동시에, 금융산업의 혁신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책임 있게 이루어지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금융산업에서의 혁신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금융사와 핀테크‧빅테크간 경쟁과 협업 모델을 병행해 공정경쟁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금융사들이 디지털 역량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해외시장에서의 성장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고, 건전한 영업을 영위하도록 현지 감독당국과의 협력 강화도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3일(현지시간) 영국 로열 랭캐스터 런던 호텔에서 개최한 '금감원·지자체·금융권 공동 런던 투자설명회'에서 글로벌 투자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 "개방성 제고는 금융당국 중요 정책과제…해외 투자자 편의성도 지속 개선"

무엇보다 이 원장은 우리나라가 활발한 대외 무역거래를 기반으로 성장한 만큼 개방성은 빼놓을 수 없는 가치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역시 자유롭고 역동적인 시장경제를 국정철학으로 삼고 있으며, 금융시장‧산업에 있어서도 개방성 제고를 중요한 정책과제로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도 글로벌 투자자의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접근성과 투자 편의성 제고에 노력 중이다. 주요 내용으로는 △외국인 투자자 등록의무, 투자내역 보고의무 폐지 △글로벌 투자자의 국채투자 비과세 조치 △국제예탁결제기구와 국채통합계좌 구축 추진 등이다.

이 밖에도 배당 여부와 배당액을 먼저 알고 투자할 수 있도록 배당제도 개선하고 상장법인의 영문 공시의 단계적 의무화와 국제표준(XBRL) 재무공시 확대 추진, 글로벌 금융사의 국내 은행간 외환시장 참여를 허용하고 외환시장의 개장시간 연장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도 글로벌 금융 인력의 근무 여건이 개선될 수 있도록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소득세 단일세율 특례의 적용기한을 추가로 연장할 예정이다. 획일적‧경직적인 연장근로 규제로 인한 근로‧경영 현장의 어려움을 감안해 연장근로 선택권 강화 기조의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금감원은 한국의 금융 중심지인 서울시, 부산시와 협력해 글로벌 투자자와 금융사에 매력적인 환경을 제공하고, 두 도시가 명실상부한 글로벌 금융중심지로 도약하도록 지원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다.

이 원장은 "금감원장으로 부임한 이후 글로벌 투자자나 금융사의 애로‧건의사항을 청취하며 국내 금융규제와 감독관행 개선을 위해 나름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글로벌 투자자나 금융사의 시각에서 불합리한 규제와 관행은 없는지 세심히 살피며 실제적인 개선이 체감될 수 있도록 더욱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해외 공동 IR은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 국내 금융사가 참여한 가운데 런던에 위치한 주요 글로벌 금융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블랙록, 블랙스톤, BNP파리바, 홍콩상하이은행(HSBC), JP모건, 모건스탠리, 로스차일드, 슈로더, 소시에떼제네랄(SG), UBS 등 80여개의 글로벌 대형 투자기관이 참석했다.

fellsi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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