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비율 계속 높아지면 다른 방안 모색" [통화신용정책]①

한은 "집값 여전히 높다"…가계 부채 경제 걸림돌
"통화정책 상당 기간 긴축 운용 필요"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한국은행이 "금융당국의 정책에도 가계대출 비율이 높아지면 한은도 협력해서 다른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자산은 고평가되고 부채는 과도하게 늘어나는 금융 불균형이 확대하고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14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주택 가격이 기준금리 인상 영향 등으로 지난해 8월 이후 하락세로 전환했다"면서도 "가격이 소득과 괴리돼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기초 경제 여건을 볼 때 여전히 고평가됐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 7월 주택가격 변동률과 거래량은 장기 평균을 밑돌지만, 아파트값은 강남 3구를 시작으로 서울, 수도권 순으로 상승세가 확대되고 비수도권도 가격 하락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임계치 80%를 큰 폭으로 웃돌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105%다.

완화적 대출태도, 여신금리 하락, 특례보금자리론 공급 등으로 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 4월 이후 증가로 전환됐다.

한은은 "가계부채는 주요국과 달리 디레버리징 없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거시 경제와 금융 안정을 저해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우리나라 금융 불균형의 누증은 부동산 부문을 중심으로 진행해 자원 배분의 효율성 저하, 부동산 경기에 대한 경제의 취약성 증대 등 부작용을 초래한다"고 우려했다.

거시 건전성 정책과 통화 정책 간 조합별 집값 상승률과 가계부채 증가율 추이 [표=한국은행]

최근 연구를 보면 통화 정책과 거시 건전성 정책 간 정책 기조가 같은 경우 주택가격 및 가계대출에 대한 효과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일례로 코로나19 팬데믹에서는 기준금리 인하로 완화적 통화 정책을 펼치면서 규제를 강화하는 거시 건전성 정책을 펼치면서 시차를 두고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불균형을 초래했다.

한은은 "중장기 안정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금융 불균형을 일정 수준 이하에서 관리해야 한다"며 "국내 금융 불균형 누증엔 부동산 부문이 핵심 메커니즘으로 작용해 왔다는 점에서 관련 정책은 중장기로 수립해 시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상형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물가, 경기 등을 봤을 때 통화 정책은 상당 기간 긴축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으며, 당국의 정책에도 가계대출 비율이 높아지면 필요한 경우 한은도 협력해서 다른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