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10년전 가격에도 안 팔려요”

김영주 기자 2023. 9. 14.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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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합정역 초역세권 오피스텔(전용면적 23㎡)을 지난 2020년 2억8700만 원에 매수한 A 씨.

지하철 2호선 사당역 초역세권 오피스텔(전용 25㎡)을 2014년에 1억8000만 원에 매수한 B 씨는 오피스텔에서 월 70만 원의 월세를 받고 있지만, 은행 이자를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

14일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7월 기준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99.55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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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주택 포함’ 규제완화 목소리
재산세·종부세 부담 커지며
오피스텔 매도 심리 증가세
7월 매매가격지수 ‘99.55’
부동산원 통계 이래 최저치

서울 마포구 합정역 초역세권 오피스텔(전용면적 23㎡)을 지난 2020년 2억8700만 원에 매수한 A 씨. 정부가 오피스텔까지 주택 수에 합산하면서 주택 재산세에 종합부동산세까지 물고 있다. 시세 차익 없이 팔려고 해도 매수하겠다는 이가 없다.

지하철 2호선 사당역 초역세권 오피스텔(전용 25㎡)을 2014년에 1억8000만 원에 매수한 B 씨는 오피스텔에서 월 70만 원의 월세를 받고 있지만, 은행 이자를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 오피스텔 탓에 종부세 부담만 늘었다. 현재 10년 넘게 실거주 중인 아파트를 ‘갈아타기’ 하려는데 오피스텔이 주택 수로 잡히는 바람에 비과세 혜택을 받지 못한다. 그는 결국 오피스텔을 급매로 내놨다. 호가는 10년 전 매수 가격과 다름없는 1억8000만∼1억9000만 원. 그런데도 매도자가 나타나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오피스텔이 애물단지가 된 사례가 늘면서 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아파트 시장은 올해 초 바닥을 찍은 뒤 반등장으로 들어섰지만, 오피스텔 시장은 여전히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14일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7월 기준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99.55로 조사됐다. 한국부동산원이 신표본으로 오피스텔 동향 조사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20년 이후 최저치이다. 2020년 99.96이었던 지수는 2021년 100.78, 2022년 102.82까지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6월 이후 14개월 내리 하락세다. 지난 7월에도 전국 모든 지역의 매매가격지수가 하락하는 등 반전 조짐이 보이지 않는 상태다.

오피스텔이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는 배경에는 아파트보다 주거환경이 열악한데도, 2020년부터 아파트와 같은 주택 규제를 받는 상황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자들은 고금리와 주택 규제 탓에, 무주택자들은 생애 첫 주택으로 아파트를 원하기 때문에 오피스텔을 취득하지 않고 있다. 다만 전·월세 수요는 풍부한 탓에 현재 오피스텔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7월 기준 84.62%에 달한다.

소유자들은 부동산 호황기에 오피스텔을 주택 수에 포함했던 규제를 풀어줄 것을 정부에 호소하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형태가 주거 사다리로 쓰일 수 있다. 정비할 부분이 없는지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오피스텔 소유주들은 오피스텔이 주택 수에서 제외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원 장관은 지난 10일 “아파트와 형평성 문제가 자꾸 제기되는 것이 사실이다. 수요 쪽을 건드리면 투자 내지 투기 수요가 몰려 주택 시장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한 발 빼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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