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한’ 쏙 빼고 조합활동 규정… 사측 방어권 무력화하는 코레일 단체협약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14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가며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지난 2018년 6월 철도노조와의 단체협약을 개정하며 조합활동 보장에 관한 조문 문구의 '정당한 조합활동'이라는 표현에서 '정당한'이라는 단어를 삭제하고 '조합활동'으로 개정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형동(사진) 국민의힘 의원실의 코레일과 철도노조 간 단체협약서 분석에 따르면, 제9조의 조합활동 보장의 범위에 '정당한'이라는 표현이 빠지면서 정당하지 않은 조합활동도 회사 내부의 징계 책임 등으로부터 보호받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를 만들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코레일의 ‘묻지마 파업’ 허용
민주노총 산하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14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가며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지난 2018년 6월 철도노조와의 단체협약을 개정하며 조합활동 보장에 관한 조문 문구의 ‘정당한 조합활동’이라는 표현에서 ‘정당한’이라는 단어를 삭제하고 ‘조합활동’으로 개정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노무 전문가들은 불법 노조활동의 합법화 근거를 마련하고 사측의 방어권을 무력화하는 ‘독소조항’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정치권에서는 “공기업인 코레일이 문 정부를 향한 민주노총의 ‘촛불 청구서’를 대신 갚아준 셈”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형동(사진) 국민의힘 의원실의 코레일과 철도노조 간 단체협약서 분석에 따르면, 제9조의 조합활동 보장의 범위에 ‘정당한’이라는 표현이 빠지면서 정당하지 않은 조합활동도 회사 내부의 징계 책임 등으로부터 보호받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를 만들었다. ‘정당한 조합활동’이란 주체와 목적, 수단이 정당한 활동을 뜻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사업장은 단체협약에 ‘정당한 조합활동’만을 보장하고 있다. 지금의 단체협약 조항대로라면 추후 사측과 노조 간의 소송 및 징계 절차가 발생하면 사측의 방어권이 무력화할 여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해당 단체협약에 대해 “노조가 이러한 단체협약을 근거로 불법에 대한 면책을 요구하면 노사 간의 관계에서 사측의 힘이 밀리는 회사들은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단체협약의 체결 배경에 문 정부의 ‘낙하산 인사’가 영향을 끼친 것이란 비판도 제기된다. 임명 직후부터 친노조 성향의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던 오영식 전 코레일 사장은 취임 4개월 만에 해당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인 지난 2022년 12월 해당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재개정을 추진했지만, ‘정당한 조합활동’이라는 문구는 다시 포함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노동관계 법령을 위반한 공공부문 단체협약과 노동조합 규약 등을 전수 조사했는데, 코레일과 철도노조의 단체협약은 시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노사 관계에서 단체협약이 법보다 상위의 규범이 될 수 있어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더라도 불법 파업의 면책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라며 “중앙노동위원회가 시정명령을 내려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파업 코레일에… 전면개혁 칼 빼든다
- 1조대 적자에 하루이자만 10억인데… 코레일 노조, 쇄신 대신 파업
- 美, 한국에 F-35 최대 25대 추가 판매 잠정 승인…50억6천만달러 규모
- 김대호 “가장 부러운 사람 이재용… 힘들게 하는 건 이자”
- 北 경호원들, 김정은 의자 때문에 간담 ‘서늘’해진 사연
- 85세 김영옥, 가짜 사망설… “나 살아있다” 분노
- 27년간 인명피해만 20건낸 80대 운전자, 사고내고 에어백 터진 채 과속 도주하다 또 사고
- 마약밀매 복역·출소한 미인대회 수상자, 알고보니 ‘멕시코 마약왕 엘차포’ 아내
- ‘홍삼세트 파는 조국 딸 조민’…유튜브 유료광고 나서 “성분 좋아 광고 수락”
- 김건희 여사 ‘최애 관심사인데’…‘동물학대’ 개 번식장에 투자·배당받은 현직 경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