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 55인 “연동형 비례대표제 원칙 지켜야”
개혁 위해서라면 기득권 내려놓을 준비도”
이탄희 “무기력한 단독 180석이 아니라
연합 200석을 노리는 선거 경쟁해야”
김종민 “위성정당만 금지한다면
의미있는 진전…역행은 하지말자”
홍영표 “선거제 개혁 위한 리더십 안 보여”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김종민 등 의원 등은 14일 선거제 개편 논의와 관련해 당 지도부에 “연동형 비례대표제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근 선거제 개편을 협의 중인 양당 지도부가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민주당 의원 일부가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현행 준연동형 비례제를 유지할 경우 국민의힘이 위성정당 창당에 나설 수 있다는 당내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들은 “국민의힘이 다음 총선에서 위성정당 창당을 강행할 경우 그 탐욕은 국민적 심판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민주당이 굳건한 의지를 보여 정부여당에 경고장을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례대표 의석의 대폭 확대가 전제되지 않은 병립형 비례제 회귀는 “명백한 퇴행”이라며 “개혁이 아닌 개악을 위한 합의는 의미가 없다”고 했다.
이들은 “정치개혁을 선도할 수 있도록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며 “선거제 개혁을 위해 필요하다면 지역구 기득권 등 어떠한 기득권도 내려놓을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당 지도부가 현역 지역구 의원 반발을 들어 선거제 개편에 보수적 입장을 취하는 걸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탄희 의원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와 관련해 “만약의 경우에 병립형 외에 도저히 다른 방법이 없다면 대폭 지역구 의석을 축소하자는 거다. 그건 의원들이 결단하면 된다”며 “(지도부가) 의원 핑계를 대니깐, 만약에 그렇다면 의원들 결단할 준비가 돼 있다, 30명 이상이면 선거법 개혁할 수 있지 않냐, 그런 심정으로 우리가 기득권 내려놓기 결단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문에 이름을 올린 민주당 의원은 강민정·강훈식·고영인·권인숙·기동민·김경만·김두관·김상희·김성환·김승남·김용민·김의겸·김종민·맹성규·민병덕·민형배·박주민·서동용·신정훈·안민석·양이원영·양정숙·우원식·유정주·위성곤·윤영덕·윤영찬·이동주·이수진(비)·이용빈·이용선·이용우·이원욱·이병훈·이탄희·이학영·임종성·전용기·전해철·정성호·정춘숙·정필모·조오섭·조응천·최강욱·최기상·최인호·최종윤·최혜영·한준호·허영·허종식·홍기원·홍영표·황운하 총 55명이다.
이 의원은 22대 총선이 미력하나마 다당제를 안착시키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동형 비례제를 지키고 위성정당 금지해서 47석(비례 의석 수)이라는 ‘골목 상권’이라도 좀 지켜서 다양한 세력이 국회에 들어오고 그 속에서 정치 양극화를 고착화시키는 세력은 고립돼야 한다“며 “무기력한 단독 180석이 아니라 연합 200석을 노리는 선거 경쟁을 해야 한다”고 했다.
김종민 의원은 “현행 선거법으로 (22대 총선을) 만약에 치르게 된다면 위성정만을 금지만 시키면 조금 의미있는 진전이 될 수 있다”며 “그러니까 뒤로 역행하는 건 하지 말자”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에 병립형으로 가려면 (지역구) 150대 (비례대표) 150, 그런 개혁 방향으로 가야 한다. 지역구 축소에 대한 기득권 포기도 없이 그냥 병립형으로 회귀한다면 국민들이 절대로 용납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의 리더십 부족에 대한 비판 의견도 나왔다. 홍영표 의원은 “각 당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서 우리가 어떻게 한 걸음이라도 나갈 수 있는 선거법을 만들 수 있을 것인가(를 논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참 안타깝게도 지금 그런 것들이 양당에서 별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같은 날 의원총회를 열고 선거제 개편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당내 의견 차가 큰 터라 이날 총의를 모으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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