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특채' 사칭 논란...KBS 출신 방송인들 뿔났다 [종합]
[TV리포트=안수현 기자] 한 일반인 남성 A씨가 본인을 KBS 개그맨이라고 소개하며 방송에 출연해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1일, 개그맨 조윤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제가 2007년부터 KBS 있었지만 이런 분은 없었습니다"라고 분노하며 KBS 개그맨이라고 사칭한 남성 A씨가 출연한 영상을 공개했다.
A씨는 온라인 채널 '워크맨' 81화 '데이터 수집 가공 직업 리뷰'에 출연했다. A씨는 "왜 낯이 익지? 혹시 배우냐"라는 질문에 "개그맨 출신이다. KBS 박성광이랑 동기"라고 밝혔다.
이어 진행자가 "성광이 형이랑 동기시면 몇 살이냐"고 묻자 A씨는 "저는 19세에 특채로 붙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걸로 붙었냐. 특채로 되실 수밖에 없었던 개인기 한 번 보여달라"는 말에 닭 울음소리 개인기를 선보였다.
A씨는 다른 영상에서 "기라성 같은 대선배들이 앞에 오시는데 '야'라고 하시더라. 제가 '예'라고 하니 (선배가) '예?'라고 하시더라. 거기서 제가 뺨을 맞았다. 저한테 한마디 하더라. '웃기냐?'고 물어서 '웃깁니다 선배님' 하니까 또 뺨을 때렸다. 제 볼이 탱탱하지 않나. 이게 다 맞아서 그런 거"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 다음날부터 정말 '현타'가 왔다. 당연히 개그맨이니까 내가 가진 아이디어를 가지고 당연히 무대에 서서 뜨고 싶은 게 모든 개그맨들의 열망인데 나도 동등한 신분으로 들어왔는데 내가 내 꿈을 펼치지 못하고 선배들의 억압을 느끼고 있나. 전 중이기 때문에 절을 버리고 나왔다. 다시 정신 차리고 코빅에 왔는데 코빅은 지상 낙원이다. 개콘과는 상당히 대비가 되게 제가 잘 지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A씨는 또 다른 방송에서도 공채 개그맨 마지막 기수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개그맨 상이 아니다. 느낌 자체가 너무 세련됐다. 개그맨 안 하길 잘했다"라고 하자 "현직이다. 은퇴 안 했다. (그런 식으로 말하면) 일 끊긴다"라며 발끈했다.
A씨는 개인 온라인 채널을 운영 중이다. 그는 제목마다 "신인 개그맨"이라는 단어를 넣으며 짧은 코미디 영상을 게시했다.
이처럼 A씨는 여러 방송을 통해 본인의 직업을 개그맨이라고 소개해 왔다. 그러나 A씨를 본 적 없는 개그맨은 사칭 피해를 걱정하며 반발했다.
조윤호는 A씨에 대해 "박성광과 동기라고 하는데 그럼 저랑 동기? 제가 22기 반장인데 몰랐다? 지금 KBS 코미디언들 난리 났다. 이분 아시는 분 계시면 KBS 22기 코미디언 단톡방에 초대 좀 부탁드린다. 동기들이 다들 기다리고 있다고 꼭 전해달라"라며 황당함을 표했다.
'블랑카'로 이름을 알린 개그맨 정철규도 "어이없다. KBS 개그맨들이 어떻게 시험에 붙고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는데 감히 사칭하고 폭력집단으로 만들어?"라고 화를 냈다. 개그우먼 김지민도 "뭐지. 처음 본다"라며 의아해했고, 박성광은 "그 많은 동기 중에 또 나야 왜"라고 지적했다. 이수지는 "들었어요. 거짓말하고 다닌다고"라며 A씨에 대한 불편한 기색을 표출했다.
개그맨 김인석은 "나 만났었는데, 자기가 개그맨 후배라고 해서 내가 '열심히 해라' 막 그런 소리 했었는데 소름!!"이라며 황당해했다. 개그맨 정윤호는 "저 사람 '개콘' 녹화 끝나면 매번 와서 사진 찍어달라고 따라왔었던 그 분이네요. 그때는 마르셨었는데 몸을 키우셨네"라며 A씨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다.
이외에도 개그맨 송필근은 "하지 말라고 해도 또 하던데요"라며 A씨가 여러 번 사칭을 시도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한 댓글을 남겼다. 개그맨 김지호는 "KBS에서 본적이 아예 없는데?", 박은영은 "누구예요?"라고 남기는 등 모두 A씨의 사칭에 대해 불쾌감을 표했다.
한편, 익명의 제보자는 A씨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제보자는 "연기 지망생들에게 자기가 박성광 개그맨과 동기라는 식으로 환심을 사서 접근함"이라며 "네이버 프로필에도 등록돼 있다는 식으로 자신의 공인성을 주장함"이라고 작성했다.
네이버 포털사이트의 프로필은 공인이 아닌 개인이 돈을 지불하고 프로필 업로드 요청이 가능해 A씨도 이와 같이 본인이 직접 등록했을 가능성이 높다.
제보자는 "프로필에 '안테나' 소속인데 안테나에 유선상으로 물어보니 당연히도 그런 사람 없다고 함"이라며 A씨가 소속사까지 속였다는 사실도 밝혔다.
A씨도 이 같은 지적을 봤는지, 현재는 네이버 프로필에 소속사 정보가 삭제된 상황이다.
또한 A씨의 프로필에는 2023년 tvN '코미디 빅리그 데뷔'라고 기재돼있다. 연예계 관계자에 따르면 "보통 출연자 관련해서 기사가 짧게라도 나가는 편인데 A씨의 경우 찾아 볼 수 없다. 데뷔 사실도 거짓으로 추정된다"라고 답했다.
안수현 기자 ash@tvreport.co.kr / 사진= TV리포트, 조윤호 소셜미디어, 온라인 채널 '워크맨-Workman', 온라인 채널 '텐빌리언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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