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에 안 들면 다른 사람 찾아라"던 클린스만, 오늘 오후 인천공항 귀국...어떤 해명할까?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오랜만에 한국 땅을 밟고 마이크 앞에 선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3일 “클린스만 감독은 당초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 경기를 직접 관람하고 유럽구단을 방문하여 관계자 미팅을 하려고 했다. 10월 A매치를 앞두고 유럽인 코칭스태프와 현지에서 분석하고 귀국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오늘 코칭스태프 회의를 통해 10월 A매치 명단 발표전에 K리그 선수를 먼저 확인하는 업무를 시작하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했다”고 공지했다.
따라서 클린스만 감독은 KE908편을 탑승하고 오는 14일 오후 3시 55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한다. 입국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도 진행한다. 최근 불거진 재택·외유 및 기자회견 축소 논란을 의식한 결정으로 파악된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최근 영국에서 두 차례 친선 A매치를 치렀다. 8일 열린 웨일스전에서 0-0으로 비겼고, 13일 치른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부임 6번째 경기에서 첫 승을 거둔 클린스만 감독이다.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신뢰는 점점 낮아진다. 3월 초, 취임 기자회견에서 “감독인 나는 한국에 상주하고, 유럽에 있는 코치진이 유럽파 선수들을 체크하러 다닐 것”이라고 말했으나, 지난 임기 7개월 동안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에 머무른 기간은 겨우 2개월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자택이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며 한국 대표팀 업무를 봤다. 지구 반대편에서 ‘원격 근무’를 한 셈이다. “한국에 상주하겠다”던 본인의 말을 스스로 어겼다. 그렇다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낸 것도 아니다. 한국 대표팀 외국인 감독 중 가장 오랜 기간 첫 승이 없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사우디전을 치르기 전 영국 현지에서 만난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하며 “한국 대표팀 계약할 때 한국 상주 조건을 듣지 못했다. 내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감독을 찾으면 된다”고 말해 불씨를 키웠다. 무책임한 발언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계약 당시 한국 상주 조건을 분명하게 명시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왜 저렇게 말씀하셨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클린스만 감독과 축구협회 사이의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전자일 가능성이 높다.
경질론까지 불거졌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개막이 4개월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대표팀 감독을 교체하는 건 위험 요소가 상당히 크다. 감독을 경질한다고 해서 한국 축구가 63년간 못 이룬 아시안컵 우승에 가까워지는 건 아니다.
급기야 클린스만 감독이 독일 축구대표팀 새 감독 후보에 올랐다는 현지 보도까지 나왔다. 독일은 최근 일본과의 친선전에서 1-4 굴욕적인 패배로 망신을 당했다. 독일축구협회는 창설 123년 만에 처음으로 대표팀 감독을 경질했다. 일본전 패배 바로 다음 날 한지 플릭 감독은 백수가 됐다.
독일 대표팀 새 감독 후보 명단에 클린스만 감독을 비롯해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 율리안 나겔스만 전 바이에른 뮌헨 감독, 지네딘 지단 전 레알 마드리드 감독, 루이스 판 할 전 네덜란드 감독 등이 거론된다. 클린스만 감독의 ‘이직’ 가능성은 낮지만, 한국 축구에 반갑지 않은 건 사실이다.
이와 같은 각종 논란에 대해 클린스만 감독이 입을 열 기회를 맞았다.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귀국장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입장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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