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4년간 2200명 인력감축…안전은 더 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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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은 함께 일해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또 너무 늦게 깨달았다.
명순필 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은 "노동자에게 안전하지 않은 지하철은 시민에게 안전하지 않다"며 "나 홀로 업무가 여전한 상황에서 신당역 이후 이태원 참사, 최근 흉기 난동 사건까지 겪은 지하철 노동자들은 시민과 스스로 안전 모두 지키지 못하는 상황 발생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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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은 함께 일해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또 너무 늦게 깨달았다. 2022년 9월14일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으로 혼자 역을 순찰하던 역무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뒤였다. 신당역은, ‘홀로’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숨진 청년 노동자로 기억되는 구의역처럼 나 홀로 업무의 비극과 함께 놓인 또 하나의 지하철역이 됐다.
신당역 살인사건 1주기를 앞둔 지난 9월11일, 서울교통공사노조와 직장갑질119는 ‘신당역 살인사건 1주기 모니터링 보고서’를 내놨다. 지하철 노동자 1055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와 분석 결과다. 1년 전 사건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이런 범죄가 발붙일 수 없게 하겠다”고 했고, 서울교통공사는 2인 1조 업무 계획을 내놨다. 1년 뒤 현장은 달라졌을까?
지하철 노동자들은 ‘2인 1조 문제가 해소됐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93.55%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문제는 인력이다. 현재 역 인력 배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87%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업무를 두 명이 함께 수행하지 못하는 이유로,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업무가 중복으로 발생해서’(669명)가 가장 많았다. ‘조당 인원이 2인 이하라서 (물리적으로 불가능)’(472명)이 뒤를 이었다. 명순필 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은 “노동자에게 안전하지 않은 지하철은 시민에게 안전하지 않다”며 “나 홀로 업무가 여전한 상황에서 신당역 이후 이태원 참사, 최근 흉기 난동 사건까지 겪은 지하철 노동자들은 시민과 스스로 안전 모두 지키지 못하는 상황 발생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사건 이후로도 여전한 인력 부족이 드러난 셈이지만 현실은 반대로 흘러간다. 서울교통공사는 2026년까지 2200여명(정원의 13.5%)의 인력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최근 노조에 제시했다. 오는 10월부터 지하철 기본요금을 150원 올리고 내년 한 차례 더 인상할 계획이다. 인력 감축·조정을 비롯한 긴축과 요금 인상은 서울 지하철만의 문제가 아니다. 부산지하철 또한 노동자에 임금 동결을 요구하는 한편, 10월부터 지하철 요금을 올린다. 지하철 노동자 증원 요구는 회사 쪽이 거부했다.
각 지역 지하철 노동조합들은 지난해 9월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새 정부 지방공공기관 혁신지침’이 이행되는 과정이라고 본다. 정부 기조를 따라 공기업의 부채와 자산 건전화(매각)를 핵심에 둔 조처다. 조연식 부산지하철노조 정책국장은 “적자를 강조하며 시민 안전과 공공성을 포기하고 있다”며 “기본적 공공재로서 적정 요금을 유지하고 노인 무료 수송 등 교통 약자를 지원하는 대중교통의 적자는 당연한데, (중앙정부와 부산시가) 민간기업 적자처럼 이야기하며 이를 빌미로 공공성을 축소하고 있다”고 짚었다.
※한겨레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공동투쟁 특별판-공공성의 역행’에 실린 기사입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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