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때까지 연기할 것" '유퀴즈' 강동원의 20년치 토크, 눈호강에 감동까지[종합]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배우 강동원이 20년치 토크를 풀어냈다.
강동원은 13일 방송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입담을 뽐냈다. 무려 약 20년 만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강동원은 시내를 걷기만 해도 길거리 캐스팅 명함이 쏟아지던 데뷔 전 이야기부터 못말리는 연기 사랑을 전하는가 하면 '검사외전'표 붐바스틱 댄스까지 추며 시선을 집중시켰다. 무엇보다 "죽을 때까지 연기하겠다"는 초심을 이어가는 그의 고백이 울림을 자아냈다.
여전한 비주얼을 과시하며 이례적으로 스태프의 탄성까지 자아내며 녹화장소에 등장한 강동원은 '여걸파이브' 이후 이번이 19년 만의 예능 프로그램으로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했다. 오는 27일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설경의 비밀' 개봉을 앞둔 그는 "극장에 오시면 볼 수 있다. 요즘엔 집에 잘 안 있다. 잘 돌아다니고, 맛집 찾아다닌다"고 근황을 전했다.
그는 영화 선택 기준으로 "시나리오 완성도를 제일 먼저 본다. 기승전결이 잘 갖춰져 있나. 소재가 신선한가. 그리고 이게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을 것인가"라며 "제 돈으로 하는 게 아니라 남의 돈으로 하는 거니까 부담이 딘다. 저와 제작진을 믿고 투자해주시는 분들에게, 최소한 은행 이자라도 드려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동원은 한국모델 최초로 파리 프레타포르테에 오른 슈퍼모델 출신. 그는 집안 제사를 이유로 파리 런웨이를 거절했다는 이야기에 "이미 연기자가 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어서 안 갔다"며 "당시엔 집안일이 중요하긴 했다. 기억이 안 난다. 가능성은 있다.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어릴 때 남 앞에 서는 걸 부끄러워 했다. 글라이더 만들어 대회도 나가고 전자제품 만드는 걸 좋아했다. 시 대회 금상을 받았다"며 공학도 면모를 드러냈다.
그는 "서울 올라와서 길 걸어가다가 모델 일을 시작했다. 잘 하려면 연기수업을 받는 게 좋다고 해서 수업을 들었는데. 첫 수업에 알았다. '나는 연기자가 되겠구나'. 그 전까지는 되고 싶은 게 없다가 처음 되고 싶은 게 생겨서 열심히 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길거리 캐스팅으로 데뷔했다는 강동원은 "압구정 가면 압구정에서 주시고 신촌 가면 신촌에서 주시고. (명함을) 모았다"며 "갈 때마다 마주쳐서 인사드리는 분도 있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강동원은 "대학교 1학년 때 데뷔했다"며 "연기 시작하고 나서는 너무 시끄러워서 수업이 잘 안되고 그랬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대학축제에서 서빙을 했다는 강동원은 "다른 주점 다 망했다"는 폭로에 "사실이다. 모델데뷔 하고 나서다"라면서 인정해 웃음을 안겼다.
강동원은 훈련소 시절 이야기도 꺼넸다. "훈련소 때 충격 아닌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데뷔한 지 10년쯤 됐을 떄다. '전우치' '의형제' '초능력자'를 개봉시키고 극장에 걸려있을 때 갔다. 샤워장에 사람이 너무 많은 거다. 목욕탕이더라. 들어가니까 그 수많은 친구들이 갑자기 조용해지는 거다. 옷 벗기가 너무 부담스러운 거다. 심지어 옷을 벗으려고 하는데 조교 친구도 자기도 되게 놀랐나보다. '139번 훈련병 괜찮겠나' 그랬다. 그때는 훈련생과 조교보다는 인간적인 게 있었을 때다. 벗고 들어갔을 때도 씻고 있는 친구들 많지 않나. 들어가니 갑자기 조용해졌다. 물소리만 났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차인적 있냐는 돌발 질문에 "네 그럼요"라고 답한 강동원은 학창 시절도 그렇고, 후에도. 예 있어요"라고 밝혀 불신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별 후 울어본 적도 있다. '고해'는 잘 안 부른다"고 덧붙였다.
강동원 하면 나오는 '대한민국 3대 등장신'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바로 '늑대의 유혹'에 등장하는 비오는 날 우산 속으로 뛰어든 미소년 등장신. 강동원은 "촬영했을 때가 스물둘"이라며 "개인적으로 그런 취향이 아니라 창피하다고 느꼈다. 극장에서 봤을 때 창피하다고 생각했따. 개봉하고 반응이 좋아서 '내가 여기에 빠져들면 안돼, 한순간이야'라고 생각해서 즐기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강동원 3대 착각 장면' 해명 또한 웃음을 안긴 포인트. 영화 '군도'에서 강동원에게만 벚꽃을 뿌려준다는 1대 착각에 대해 "기자분에게 질문을 들은 거다. '설마요' 하고 감독님에게 물어봤다. '제가 미친 놈이에요?' 하더라"고 폭소했다. '검은 사제들' 강동원 뒤에 후광이 비치고 종소리가 들린다는 착각이 있지만 실제로는 둘 다 없다고. '검사외전'에서 강동원만 다른 옷 입히냐는 3번째 착각 또한 사실무근임이 다시 한 번 밝혀졌다.
무엇보다 강동원의 '연기' 이야기가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는 이나영과 호흡을 맞췄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촬영 당시 캐릭터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겪었던 고충을 고백했다. 사형집행신을 언급한 강동원은 "그때부터 악몽이 시작됐다. 매일 사형장에 끌려가서 매일 울면서 깼다. 매일 깨면 연기를 이렇게 했었어야 하는데. 한 1년 정도를 매일 그랬다"면서 "감정에 길이 하나가 더 뚫린 느낌. 전혀 몰라도 되는 감정의 길이 뚫려버리는까 닫지 못하고 감정이 튀어나오는 느낌이었따. 지금 생각해보면 정신과 상담을 받았어야 하나. 그런데 그때는 그런 개념이 별로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제 데뷔 20년이 된 강동원은 "40대가 넘어서면서 많이 여유로워진 것 같다. 화도 별로 안 난다. '왜 이게 안되는거야' 했다면 '그치 안되는 거지. 내가 더 열심히 해볼까' 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포기하는 걸 시작한다. 시작했다가 중간에 그만두는 걸 싫어한다. '이 정도도 못해낸다고?' 하는 생각에"라며 "20~30대는 엄청 치열하게 살았던 것 같다. 지금도 치열하게 시도하고 있지만, 경험이 쌓이고 해결책을 알기도 하다보니까 확실히 여유가 생긴다. 20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그 힘든 시기를 다시 거쳐야 하니까.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못 돌아갈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너무 열심히 살았던 것 같다. 다시 그걸 또 겪고 싶지 않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과거 신인상 수상 소감을 기억한다며 "죽을 때까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말이 그게 최선이었다"고 회상했다. 강동원은 "손가락 인대 끊어지고 발가락 인대 발목 인대 끊어지고. 열심히 해도 안될 때가 있으니까. 너무 두렵다, 걱정됐다. 어리기도 했다.. 영화를 계속 하고싶고 좋은 작품을 계속 만들고 싶다 생각했다"며 "잘 산 것 같다"고 지난 시간을 돌이켰다.
무엇보다 그의 못말리는 '연기 사랑'이 내내 드러났다. 강동원은 "일하는 게 너무 즐겁다. 예전에는 일할 떄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는데 일할 때가 제일 행복하다"면서 "정말 이 길에 들어서길 잘했다. 배우하길 정말 잘했다"라고 되뇌었다. '브로커'에서 보육원 출신 청년을 연기했던 강동원은 "동정하고 그런 느낌이 아니라 사회에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면서 책임감도 크고 어깨가 무겁다"면서 "그때 만난 보육원 친구와 원장님이 오셔서 영화를 보고 손을 잡고 울었다고 하더라. 감사하다고 전해달라고 했다. 조금이라도 나은 사회가 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좋은 일을 하는데 의미도 있고 얼마나 좋냐"고 흐뭇해 했다.
그는 재차 "사람들이 언제까지 연기할거냐고 물어보면 난 은퇴 안 할 건데 죽을 때까지 할 거라고 한다"면서 "병이라도 걸린다면 병에 걸린 역을 맡아서 연기하고 싶다. 늘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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