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막히자 기업대출로 몰리는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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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기업 대출을 늘리기 위해 시스템 재정비에 속속 나서고 있다.
금융 당국이 가계 대출을 죄자 은행은 기업 대출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은행이 비대면 채널을 통해 어떤 기업금융 상품을 취급하는지, 어떤 프로세스를 거쳐 대출을 내주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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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비대면 프로세스 도입 검토
6개 은행 기업대출 잔액 36兆 늘어
은행이 기업 대출을 늘리기 위해 시스템 재정비에 속속 나서고 있다. 금융 당국이 가계 대출을 죄자 은행은 기업 대출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머신러닝(기계학습) 기반 기업신용평가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NH농협은행은 그간 연 1회 해당 기업 여신 담당자가 직접 기업 결산 재무제표, 금융거래정보 등을 참고해 신용 평가를 했다.
기업신용평가모형이 고도화되면 시스템에 의한 자동 신용 평가가 가능해진다. 신용 변화를 즉각 반영할 수 있게 돼 기업 대출 관리가 보다 수월해질 전망이다. 또 농·식품업에 특화된 NH농협은행 고객 특성을 반영한 신용평가모형 개발이 가능해져 기업 대출 심사 경쟁력이 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비대면 기업 대출 프로세스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IBK기업은행은 최근 국내 은행의 비대면 기업금융 현황 파악을 위한 연구 조사에 착수했다. 은행이 비대면 채널을 통해 어떤 기업금융 상품을 취급하는지, 어떤 프로세스를 거쳐 대출을 내주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시중은행은 최근 영업점 방문 없이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기업이 신규 대출을 받고 대출을 연장할 수 있는 비대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은행이 기업 대출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는 가계 대출 확대가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은 전날 가계 대출 급증의 원인으로 꼽히는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만기를 40년으로 제한하고 특례보금자리론 일부를 공급 중단하겠다고 했다. 은행이 일제히 기업 대출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고금리 여파에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진 기업의 대출 수요가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기업 대출은 올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기업 등 6개 은행의 기업 대출 잔액은 올해 6월 말 기준 1092조3261억원으로 지난해 말(1056조8224억원)보다 36조원 늘었다. 하나은행이 가장 높은 기업 대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기업 대출 잔액이 7.4%(10조7405억원) 늘었다. 이어 기업은행 3.3%(9조6627억원), KB국민은행 2.9%(4조6669억원), 신한은행 2.8%(4조2630억원), NH농협은행 2.2%(3조2465억원), 우리은행 1.9%(2조9241억원) 순이다. 반면 가계 대출은 줄거나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다만 일각에선 은행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고금리와 경기 부진 여파로 빚을 제대로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늘고 있어서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이 이자비용보다 적거나 비슷하다고 응답한 중소기업은 51.7%로 절반을 넘었다. 올해 상반기 법인 파산신청은 724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2% 늘어 역대 최대치 기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계기업의 부실 우려가 큰 만큼 공격적으로 중소기업 등에 대출을 내주고 있는 은행의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며 “당장은 은행 건전성에 큰 문제가 없겠지만 부실은 보통 수년 뒤에 터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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