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美서 숙련 인력 구하기 어렵다"...생산기지 日 선호

애리조나 팹 인력 부족 생산 1년 연기...일본에 제2공장 건설 긍적 검토

(지디넷코리아=이나리 기자)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가 해외로 생산기지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보다 일본투자에 더 낙관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TSMC는 건설 중인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숙련된 근로자를 모집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한으로 TSMC는 대만에서 근로자를 데려오려고 하자 노조의 반발에 직면했다.

소식통은 "TSMC는 일본 구마모토현 기쿠요마치에 86억 달러(약 11조5천억 원)를 투자해 건설 중인 팹에 대한 신뢰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TSMC 반도체 팹(사진=TSMC)

TSMC는 일본 소니, 덴소와 공동으로 지난해부터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으며, 해당 팹은 내년부터 칩을 생산할 예정이다. 현재 TSMC는 일본에 칩 생산 용량을 늘리기 위해 두 번째 팹 건설을 고려 중이다. 2공장은 선단 공정의 칩 생산이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TSMC가 2021년에 착공한 미국 애리조나 팹은 첨단 공정 칩을 생산할 계획이지만 숙련된 인력 부족으로 인해 첫 번째 팹의 생산을 2025년까지 1년 연기한 상황이다. TSMC는 애리조나 공장에는 400억 달러(53조원)를 투자했다. 

마크 리우 TSMC 회장은 지난주 애리조나 프로젝트에 대해 "모든 프로젝트에는 어느 정도 학습 곡선이 있을 것"이라며 "지난 5개월 동안 엄청난 개선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 TSMC는 지난달 독일 드레스덴에도 100억 유로(약 14조3천억 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결정했다. 미국, 일본, 독일은 자동차, 전자 산업에 필수적인 칩 공급을 다각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생산을 현지화하기 위해 TSMC에 수십억 달러의 보조금을 약속한 상황이다.

TSMC는 "현재 확장 중인 미국, 일본, 독일의 팹은 위치, 설정 및 범위의 차이로 인해 본질적으로 비교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일본 업무 문화, 대만과 유사...미국 건설 비용 대만보다 50% 더 들어

그러나 TSMC는 일본이 업무와 문화 측면에서 수월하고, 일본 정부가 더 다루기 쉽고 보조금도 관대하다고 평가했다.

루시 첸 이사야 리서치(Isaiah Research) 연구원은 "TSMC와 일본 정부의 관계는 상호 이익이 됩니다"라며 "일본의 장점으로는 칩 장비 및 재료 공급업체를 다수 보유하고 있고, 네트워크, 업무 문화의 유사성, 대만과의 근접성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반도체 업무 특성상 칩 제조 기계가 무균 클린룸에서 24시간 내내 작동하기 때문에 장시간 근무가 요구된다. TSMC는 고용주에 대한 강한 헌신으로 알려진 일본의 근로자들이 초과근무로 가혹한 일정에 더 기꺼이 일할 의향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2022년 12월 6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있는 대만 반도체 제조회사 TSMC 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해 마크 리우(오른쪽) 회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AP)

또 일본보다 높은 미국의 제조시설 건설 비용도 부담이다. 반도체 업계 투자자는 "TSMC는 미국에서 팹을 건설하는데 드는 비용이 대만보다 20% 더 높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약 50% 더 높다"고 말했다.

TSMC의 독일 투자도 걸림돌이 있다. 로이터는 "TSMC는 현지 기업과 함께 독일에 110억 달러 규모의 팹을 건설할 계획이지만, 독일의 장기 휴가와 강력한 노동조합 등 그곳의 업무 문화가 생산량에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브래디 왕 카운터포인트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공장 건설 및 인건비 비용 상승의 영향을 걱정하지만, TSMC에 미치는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다"라며 "선도적인 기술이 가격 결정력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나리 기자(narilee@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