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클린스만·황선홍, 진짜 시험은 이제부터

박대로 기자 2023. 9. 14.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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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감독, 카타르 아시안컵 우승 목표
황선홍 감독, 항저우 아시안게임 3연패 중책
[카디프(웨일스)=AP/뉴시스] 웨일스전 도중 웃는 클린스만 감독. 2023.09.07.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올림픽 대표팀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지휘하는 황선홍 감독이 나란히 고비를 넘겼다. 두 감독이 다가오는 아시안컵과 아시안게임에서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 감독 부임 후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서도 잦은 외부 활동으로 논란에 휘말렸던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13일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기사회생했다.

지난 2월 지휘봉을 잡은 뒤 A매치 5경기에서 3무2패로 승리를 거두지 못해 비난에 직면했던 클린스만 감독은 사우디전 승리로 한숨을 돌렸다.

한국 상주라는 약속을 깨뜨린 클린스만 감독은 미국 자택에 머물며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추첨식 참석, AS모나코 방문 등 개인 일정을 소화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여러 언론매체와 인터뷰에서 한국 선수가 아닌 다른 나라 선수들과 팀들에 관한 논평을 한 점 역시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원성은 이번 9월 A매치 때 최고조에 달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웨일스전 직후 상대팀 주장 아론 램지에게 유니폼을 요청했다가 빈축을 샀다. 이번 A매치 소집기간 중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가 개최하는 자선경기에 출전하려 한 점 역시 논란을 초래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우디에게마저 패했다면 클린스만 경질 주장에 힘이 실릴 수 있었다. 선수들의 투혼이 클린스만 감독을 살렸다. 사우디전 후 클린스만 감독은 악화된 한국 여론을 고려한 듯 14일 입국해 한국프로축구 K리그 관전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선홍 감독도 파리올림픽 최종예선에 진출하며 비판을 다소나마 불식시켰다.

황 감독이 이끄는 22세 이하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12일 파리올림픽 1차 예선을 겸한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B조 예선 3차전에서 백상훈, 전병관, 오재혁의 연속골로 미얀마에 3-0 승리했다.

창원에서 열린 이번 예선에서 2전 2승으로 조 1위에 오른 한국은 내년 4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2024 AFC U-23 아시안컵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내년 파리올림픽 최종예선을 겸하는 U-23 아시안컵 본선에서는 상위 3팀이 올림픽 본선에 직행하고 4위 팀은 아프리카 예선 4위 팀 기니와 올림픽 진출을 두고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이번 예선 과정에서 황선홍호는 경기력 저하 비판에 직면했다. 황선홍호는 지난 6일 카타르전에서 0-2로 졌다. 개최국 자격으로 본선 진출을 확정한 카타르와의 경기는 친선 경기로 간주돼 경기 결과가 예선 순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다행이었다. 그러나 내년 파리올림픽을 향한 첫걸음에서 승리가 필요했던 황선홍호가 카타르에 지자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창원=뉴시스] 정병혁 기자 = 12일 경남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AFC U-23 아시안컵 예선 B조 대한민국 대 미얀마의 경기, 대한민국 황선홍 감독이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 2023.09.12. jhope@newsis.com

2차전 키르기스스탄전에서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이 경기에서도 황선홍호는 좀처럼 추가골을 넣지 못하는 등 불안감을 조성시켰다. 미얀마전에서 3골을 터뜨린 게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이처럼 A대표팀과 올림픽·아시안게임 대표팀이 나란히 우려를 낳고 있는 가운데 클린스만 감독과 황선홍 감독의 진정한 시험 무대가 곧 열린다.

클린스만 감독은 10월과 11일 A매치를 치른 뒤 내년 1월부터 카타르 아시안컵을 지휘한다.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 후 첫 목표로 제시한 대회가 아시안컵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제시한 목표는 아시안컵 우승이다. 1960년 이후 우승하지 못한 한국을 64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에 올려놓겠다는 게 클린스만 감독의 목표였다.

숙적 일본이 모리야스 감독의 지휘 아래 막강한 전력을 자랑하고 있어서 한국의 아시안컵 우승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아시안컵에서 납득할 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한다면 입지가 크게 좁아질 수 있다.

황선홍 감독은 아시안게임을 코앞에 두고 있다.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겸임하는 황 감독에게 이번 아시안게임은 가장 큰 숙제다. 2014년과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3연패를 노린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야 선수들이 체육요원에 편입돼 프로선수 생활을 이어가면서 병역을 해결할 수 있다. 자칫 우승을 하지 못하면 이들은 국군체육부대 프로축구단 김천상무 입단 등을 통해 병역을 이행해야 한다.

클린스만 감독과 황 감독이 다가오는 시험 무대에서 목표했던 바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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