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 '청춘의국', 한숨으로 시작해 한숨으로 끝나는 레지던트의 하루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SBS '청춘의국'이 의사가 되기 위해 병원에서의 고군분투하는 레지던트들의 삶을 날 것 그대로 숨김없이 보여줬다.
13일 방송 첫 회의 주인공은 “나 홀로 레지던트” 생활을 자처한 심장 혈관 흉부외과 4년 차 전공의 현승지와 비뇨의학과 2년차 전공의 김태환. 수술을 잘하는 의사, 훌륭한 ‘써전’이 되기를 꿈꾸며 녹록지 않은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지만, 동료도 없이 혼자서 일당백 역할을 해야 하는 비인기 학과의 레지던트의 삶이란 고단하기 짝이 없다.
# 심장흉부외과 4년 차 전공의 현승지의 삶, feat. 현실 닥터 장겨울
새벽 6시 반. 출근하기 바쁘게 가운을 갈아입고 하루의 루틴을 준비하려는 찰나, 긴급 상황이 발생했다. 밤 사이 투석 장치에 문제가 생기는 바람에 혈관을 다시 잡아줘야 하는 응급환자가 발생한 상황. 급하게 응급처치를 하고 다시 수술 환자와 회진 준비를 하러 뛰어가면서 심장혈관 흉부외과는 중환자가 많기 때문에 이런 일은 일상다반사란다. 그 와중에 아침 컨퍼런스까지 담당하는 현지에게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교수님들의 질문 폭격. 레지던트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깊은 한숨을 내쉬는 것밖에 없다.
컨퍼런스가 끝나자마자 다시 여러 수술방을 돌며 수술 어시스트를 하는데, 수술하는 동안 예민해진 교수님의 고성이 수술방을 흔들어도 현승지의 표정은 흔들림이 없다. 지원자가 한 명도 없어 4년 내내 막내 생활을 하면서 다뎌진 건 정신력 뿐. 4건의 수술이 끝나고 드디어 오늘 처음으로 의자에 앉는 순간 전화벨이 울리고, 의사를 기다리는 환자를 보기 위해 다시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레지던트가 한 명이라 바쁜 건 내부 사정이고, 환자들은 그걸 모르니 불평을 할 수도 없다. 환자까지 보고 나서 겨우 의국으로 돌아와 차트를 보며 첫 끼니로 다 불어 터진 면을 맛도 모른 채 생존의지로 욱여넣고 만다.
오랜만에 전체 회식 자리가 마련되고, 수술방과는 180도 다른 교수님들의 친절하고 애정 깊은 레지던트 챙기기는 끝이 없다. 교수님들은 내년에는 꼭 신입을 받아서 레지던트의 막내 생활을 청산시켜주리라 신입 구하기에 여념이 없다.
# 비뇨의학과 2년 차 전공의 김태환의 삶, feat. 로봇 수술의 대가를 꿈꾸는 예비 써전
남들보다 다소 느려서 남들보다 훨씬 이른 새벽 4시 반에 출근했다. 예과 때 로봇 수술을 하는 장면을 보고 반해 로봇 수술의 대가가 되겠다는 부푼 꿈을 가지고 비뇨기과를 택했다. 비뇨기과도 비인기과이기는 매한가지라 역시나 의국은 독차지다.
회진을 준비하고 오전에 컨퍼런스를 하고 수술방에서 어시스트를 하는 건 다른 과와 비슷하다. 다른 점이라면 귀여운 외모와 미워할 수 없는 순진함(?) 덕에 교수님의 사랑을 더욱 듬뿍 받고 있다는 것 정도일까. 어미닭이 병아리를 챙기듯 교수님이 김태환을 챙기는 건 너무 자연스럽다.
오늘은 실수를 하지 말아야지 단단히 맘을 먹고 컨퍼런스를 준비하지만, 교수님의 부드럽지만 날카로운 질문 몇 개에 정신이 혼미해지고, 수술실에선 의욕이 앞서 모처럼 얻은 봉합의 기회를 결국 교수님께 헌납하고 만다. 그러나 우울해할 틈은 없다. 병동의 모든 업무를 혼자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이리 뛰고 저리 뛰고, 그 사이사이에 의국으로 달려가 타이 연습을 하고, 책도 본다. 수술이 끝나고 짧은 틈을 타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사이에도 쉴 새 없이 전화는 울려대고……… 늦은 밤 의국에서의 끼니 역시 혼자서 먹는 햄버거다.
그러나, 밥도 잠도 포기한 레지던트의 일상을 버틸 수 있는 건, 기적적으로 새 삶을 얻는 환자들이 있고,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성장한 나를 느낄 때가 있기 때문이다. 피곤하고 지치고 힘들지만, 회복되는 환자들을 보며 내일을 버틸 수 있는 힘을 얻는 두 사람.
바람 잘 날 없는 대학병원에서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가는 젊은 의사들의 웃픈 현실. 치열한 생존기를 담은 '청춘의국'은 총 4부작으로 오는 20일 밤 10시 40분 2회가 방송된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